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거래소에서 27일 열린 ‘IPO 엑스포 2016’에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앞줄 왼쪽부터), 임종룡 금융위원장,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거래소에서 27일 열린 ‘IPO 엑스포 2016’에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앞줄 왼쪽부터), 임종룡 금융위원장,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기업공개(IPO) 활성화를 위한 한국경제신문의 노력이 뿌리를 확고히 내린 것 같습니다. 잎과 줄기가 무성해지고 있어 자본시장에서 큰 ‘결실’이 맺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원정 삼성증권 IB본부장)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7일 열린 ‘IPO 엑스포 2016’에서 IPO 제도 개선 등을 약속하며 축사를 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7일 열린 ‘IPO 엑스포 2016’에서 IPO 제도 개선 등을 약속하며 축사를 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열린 ‘IPO 엑스포 2016’에서 참석자들은 국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기업과 자본시장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IPO 활황기 예고

올해 IPO 시장은 외형은 물론 질적인 면에서도 과거 어느 때보다 풍성할 전망이다. 2013~2014년 공모금액이 1조원대에 그쳤던 ‘상장 빙하기’를 마감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상장 활황기’ 양상이 나타날 것이란 평가다. 28일 이사회에서 상장을 결의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호텔롯데 넷마블게임즈 두산밥캣 등 ‘IPO 빅4’가 올해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빅4를 포함해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공모금액은 12조여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작년(4조5231억원)의 세 배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급 ‘대어’로 꼽히는 호텔롯데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호텔롯데의 ‘몸값’(기업가치 또는 시가총액)이 최대 20조원에 육박하고 공모액은 5조원을 웃돌 것으로 본다. 공모금액 기준으로 종전 사상 최대인 삼성생명(4조8881억원·2010년)을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경 'IPO 엑스포 2016'] 호텔롯데·두산밥캣 등 출격 대기…올 공모액 작년의 3배 달할 듯
IPO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은 삼성 롯데 등 대기업이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란 평가다. 경기침체가 이어짐에 따라 기업들이 IPO로 ‘실탄’을 확보해 어려운 시기를 넘겨보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가능 1000곳 육박

IPO 시장의 ‘문전성시’를 이어가려면 다양한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날 행사장에서 많이 나왔다. 상장을 추진 중인 표면처리제 업체 에버켐텍의 홍민정 최고재무책임자(CFO)는 “IPO를 추진하려면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홍보하는 것은 물론 내부 직원도 설득해야 한다”며 “우리사주제도를 비롯한 IPO 관련 자료와 교육 프로그램을 찾기 힘들어 아쉽다”고 말했다.

비상장 대어를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알짜배기 ‘상장 예비군’이 수두룩한 만큼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상장 유치 작업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경 'IPO 엑스포 2016'] 호텔롯데·두산밥캣 등 출격 대기…올 공모액 작년의 3배 달할 듯
한국거래소와 한국신용평가가 비상장 회사의 2014년 감사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유가증권시장 상장 요건을 충족한 비상장 기업이 98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2014년 기준 영업이익 합계액(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35조533억원으로 삼성전자 영업이익(13조9250억원)의 세 배에 육박했다. 코스닥 상장 요건을 충족한 기업도 6000~7000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업계는 올 들어 실적이 급격히 좋아지고 상장 여건도 무르익은 현대오일뱅크와 SK루브리컨츠 등 비상장 정유사를 ‘IPO 후보군 1순위’로 꼽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이 실적 악화로 고전해 조만간 IPO를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작년 62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올해는 이보다 한층 개선된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작년 IPO 절차를 밟다가 계획을 접었지만 언제든 재추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관심에서 다소 벗어난 지방 알짜기업의 IPO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산지역 건설업체인 동일은 지역을 기반으로 2014년 매출 4376억원, 영업이익 1127억원을 올리는 등 내실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광주를 근거지로 하는 건설업체 씨에이치아이건설도 지역 주택사업을 발판삼아 작년에 매출 2816억원, 영업이익 464억원을 기록하며 IPO 후보군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홍원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은 “IPO 시장이 양적인 면에서 비약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좋은 실적을 올리는 종목과 다양한 업종의 종목이 증시에 입성하는 것을 독려해 증시의 질적 성장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익환/고은이/나수지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