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외교와 양자회담…회의문서에 北조항 첫 반영 추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7일 오후 '제5차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중국, 러시아 등이 주도하는 CICA 외교장관 회의에 우리 외교장관이 참석하는 것은 우리 정부의 2006년 CICA 가입 이후 처음이다.

윤 장관은 이날 출국에 앞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어느 때보다 증대되는 시점에서 과거에 북한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었던 나라들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서 엄중성을 재확인하고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CICA 회의 첫 참석의 의미를 설명했다.

윤 장관은 이어 "중국, 러시아 외교장관과도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예정"이라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는 노력을 하겠지만 혹시라도 추가 도발을 하면 더 강한 추가 제재를 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28일 회의장인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앞서 27일 오후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28일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별도의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윤 장관의 외교장관으로서 첫 CICA 외교장관 회의 참석은 적극적인 '대북제재 외교, 북핵 외교'의 일환이다.

정부는 북한의 위협과 관련한 내용을 CICA 회의 결과물인 공식 문서에 처음으로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CICA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를 모델로 아시아 지역 내 상호 신뢰구축과 분쟁예방을 목적으로 1992년 카자흐스탄 주도로 출범한 지역협의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러시아, 인도, 터키, 이란, 태국을 비롯한 동북아, 동남아, 서남아, 중앙아, 중동 등 26개국이 정식 회원국이며, 미국, 일본은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외교장관이 CICA 회의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은 것은 한반도 신뢰구축 협조 등을 위해 우리 정부가 CICA에 가입은 했지만 중, 러 등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미국이 빠진 지역협의체가 갖는 '안보적' 함의에 따르는 부담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4년 상하이에서 열린 CICA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CICA를 아시아 지역의 안보 협력기구로 만들자고 공식 제안하고 "아시아의 안보 역시 아시아인들이 수호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CICA의 안보 협의체적 함의는 더 커졌다는 평가다.

윤 장관도 "CICA 회원국 가운데 서방 국가들과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는 국가들이 많다.

우리가 공유하는 부분 못지않게 다소 공유하지 않는 측면도 있어서 (그동안) '로우키'로 접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김효정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