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벼랑 끝 몰렸는데…최은영, 남은 지분 다 팔았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사진) 일가가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채권단 관리) 체결을 앞두고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한진해운이 채권단 관리에 들어갈 경우 예상되는 대주주 감자와 채권단 출자전환 등에 따른 주가 하락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인 고(故) 조수호 회장 부인이다.

한진해운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은 21일 공시를 통해 “최은영 회장과 두 자녀 조유경·조유홍 씨가 보유하고 있던 한진해운 주식 96만7927주(0.39%)를 지난 6~20일 사이 총 18차례에 걸쳐 모두 매각했다”며 “이에 따라 이들은 특수관계자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최 회장 일가가 매도한 주식의 가치는 이날 종가(2810원) 기준으로 27억여원이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관계자는 “우리 회사와는 무관하게 개인 목적상 매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옛 주주로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였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채권단 관리를 앞둔 시점에 주식을 판 것은 비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10남매 중 여덟째인 신정숙 씨의 장녀다. 남편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2006년 세상을 뜨자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로 회사가 어려워지자 2014년 경영권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넘겼다. 이후 최 회장은 한진해운홀딩스의 회사명을 유수홀딩스로 바꾸고 기존에 운영해오던 해운업 관련 정보기술(IT) 사업 외에 외식업을 시작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