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제빵왕' 허영인, 천연효모 프로젝트 11년 만에 결실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시골 5일장 찾아다니며 토종꿀·김치 미생물 채집…
    SPC그룹, 전통 누룩서 제빵용 천연효모 개발

    제빵 1위 '자존심' 걸고 추진
    이스트 대부분 일본 등서 수입…"천연효모 독자기술 개발하자"
    서울대 식품공학연구소와 공동연구…미생물·유산균 1만개 넘게 추출
    27개 제품 출시…특허출원 완료
    SPC가 11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천연효모로 27가지 빵을 만들어 19일 선보였다. SPC 제공
    SPC가 11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천연효모로 27가지 빵을 만들어 19일 선보였다. SPC 제공
    SPC그룹의 모태인 삼립식품은 195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빵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삼립빵은 이후 국민의 간식이 됐다. 1997년 SPC는 파리바게뜨를 통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시장에서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허영인 SPC 회장(사진)에겐 늘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빵의 원료인 효모를 전량 수입해 쓰고 있다는 점이었다. 자존심도 상했다. 2005년 허 회장은 결단을 내렸다. “효모를 개발할 수 있는 독자기술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제빵왕' 허영인, 천연효모 프로젝트 11년 만에 결실
    11년 뒤 허 회장의 결단은 결실을 맺었다. SPC는 서울대 연구팀과 함께 국산 효모를 추출하고, 이를 제품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미생물 찾아 전국 돌며 ‘발품’

    SPC는 19일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제빵용 토종 천연효모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효모를 활용한 27가지 제품도 내놨다. 국산 효모를 대량 생산해 상용화한 것은 처음이다. 이전까지 효모나 이스트는 대부분 일본 등에서 수입해 사용했다. SPC는 앞으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으로 이 효모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SPC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순수 효모를 사용하면 빵의 신선한 상태와 맛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빵왕' 허영인, 천연효모 프로젝트 11년 만에 결실
    개발 과정은 쉽지 않았다. 2005년 11월 SPC와 서울대는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를 세웠다. 한국 토종빵에 맞는 천연 효모를 찾는 게 핵심 과제였다. 연구소 직원들은 이듬해 최고의 청정지역이라는 충북 제천의 청풍호수와 금수산 등으로 효모를 찾아나섰다. 밀가루 반죽을 호수와 계곡물에 띄워놓고, 효모가 스며들기를 기다렸다. 연구소로 돌아와 달라붙은 미생물을 분리해봤지만 별반 소득이 없었다. 지리산, 설악산, 강화도, 월출산 등 국내에서 깨끗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고 소문난 곳을 찾아다니며 미생물을 수집했다. 전통식품 소재를 연구하기 위해 지방 5일장을 배회하며 토종꿀, 김치 미생물도 채집했다.

    2007년 말 허 회장은 효모 개발에 별다른 진척이 없다는 내용의 보고를 받았다. 빵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허 회장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어차피 빵을 밀로 만드는데 한국의 전통 발효제인 누룩에서 뭘 좀 찾아보면 어떨까.” 빵의 주원료인 밀가루 환경에 잘 적응하고 발효력이 우수한 균주가 많을 것이라는 가정이었다. 이후 연구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몇 년에 걸쳐 균을 배양하고, 효모를 추출하는 실험이 이어졌다. 그동안 국내에서 수집한 미생물은 1만여종, 여기서 추출한 효모와 유산균만도 1000여가지에 달했다.

    2015년 연구소는 이 가운데 빵의 품질을 좋게 할 수 있는 천연효모 한 가지와 유산균 세 가지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관련한 특허는 해외에도 출원을 완료했다. 허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원료부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빵의 핵심 요소인 ‘효모’에 대한 독자적인 기술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발효산업 업그레이드

    SPC는 이번에 추출과 상용화에 성공한 천연효모 이름을 ‘SPC-SNU(에스피씨-에스엔유) 70-1’로 붙였다. SPC그룹과 서울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효모는 빵을 발효시키고, 맛과 향을 내게 해주는 핵심 요소다. 국내에서 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지 못했던 것은 연구 기간도 오래 걸리고, 투자도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싸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이스트를 사용해도 빵이 팔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 회장은 국내 1위 제빵업체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생각하고 10여년의 시간과 160억원 정도의 자금을 투자했다.

    연구에 참여한 서진호 서울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이번 제빵용 토종 천연효모 발굴은 고유의 발효 미생물 종균이 거의 없는 국내 발효식품산업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SPC 관계자는 “천연효모를 사용하면 발효과정에서 발생하는 냄새가 적어 담백한 맛을 낼 뿐 아니라 빵의 선도도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효모와 유산균 수입 규모는 연간 4400만달러에 이른다. 개인 제빵사들이 직접 만들어 쓰는 천연 발효종도 있다. 여기에는 효모와 여러 가지 유산균이 섞여 있어 제빵사에 따라 차별화된 맛을 낼 수 있지만 발효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단점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나프타 수출 못 한다…정부, 품귀 현상에 결국 긴급 조치

      정부가 27일 0시부터 나프타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라 나프타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이번 조치로 나프타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석유화학업체와 나프타 수출 사업을 하는 정유사의 희비가 교차할 전망이다.산업통상부는 27일 0시 나프타 긴급 수급 조정 조치를 시행했다. 이번 조치로 원유를 정제해 나프타 등을 생산하는 국내 정유업체의 나프타 수출은 앞으로 5개월 동안 전면 제한된다.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려 석유화학업체들의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률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다. LG화학이 지난 23일 전남 여수의 NCC 2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나프타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다.나프타는 석유화학 소재 필수 원료로 한국은 국내 수요의 4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국내 기업들이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번 조치로 나프타를 생산하는 정유업체와 나프타를 원료로 쓰는 석유화학업체는 정부에 나프타 생산량·비축량 등을 매일 보고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매점매석 행위를 점검하는 한편 적발된 업체는 사업자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는 정유사에 나프타 생산 명령을 내릴 권한도 확보했다.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해외에서 수입한 나프타를 특정 석유화학업체에 공급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나프타를 공급받지 못해 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다.석유화학업체들은 이번 정부 대응을 반기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한 나프타가 수출될 가능성이 원천 차단되면서 NCC 가동이 멈추는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유사 분위기는 딴판이다. 한 정유사 관계

    2. 2

      알칸타라, 크리스 레프테리 디자인 앰배서더로 선임

      이탈리아 소재 기업 알칸타라가 디자이너이자 소재 전문가인 크리스 레프테리(사진)를 디자인 앰배서더로 선임했다.이번 선임은 소재 중심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디자인 커뮤니티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다. 회사는 레프테리와의 협업을 통해 소재 기반 창작 과정에 대한 논의를 확장하고, 디자인 산업 전반에서의 접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레프테리는 향후 협업에서 소재의 역할과 가능성을 조명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색상·소재·마감(CMF) 영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디자인 과정에서 촉감과 질감 등 감각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을 강조하는 활동을 이어간다. 관련 프로그램, 패널, 토론 등에도 참여해 현대 디자인에서 소재의 기능과 의미 변화를 다룰 예정이다.양측의 공식 협업은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6에서 시작된다. 알칸타라는 행사 기간 중 도시 전역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계획이다. 레프테리는 “알칸타라는 소재 혁신과 디자인 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기업”이라며 “소재를 기능적 요소를 넘어 디자인의 핵심 동력으로 접근하는 점이 협업의 배경”이라고 밝혔다.한편 레프테리는 소재와 제조 분야에서 활동해온 전문가로, 관련 저서를 다수 집필했다. 그가 설립한 디자인 스튜디오는 글로벌 소비재 기업 및 소재 업체들과 협업해 왔으며, 교육과 강연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3. 3

      249만원 사케까지 꺼냈다…더현대 서울에 뜬 '일본 술 팝업'

      일본 주류 수입업체 니혼슈코리아가 프리미엄 사케 브랜드 ‘닷사이’ 팝업스토어를 열고 국내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희소성 높은 한정판 제품과 고가 프리미엄 라인, 굿즈 판매와 시음 행사까지 한데 묶어 브랜드 체험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니혼슈코리아는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서 닷사이 팝업 행사를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닷사이 익스클루시브 제품 4종을 공개하고 시음과 판매, 바 공간 운영까지 결합한 체험형 행사로 꾸며진다.이번에 선보이는 제품은 닷사이 준마이다이긴죠 23 ‘비스이’ 720㎖, 닷사이 준마이다이긴죠 23 ‘히사이시조’ 720㎖, 닷사이 준마이다이긴죠 39 ‘하나비에’ 720㎖, 닷사이 미가키 소노사키에 2.3L 매그넘보틀 등 4종이다. 가격은 각각 16만원, 19만원, 8만6000원, 249만원이다.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249만원짜리 ‘닷사이 미가키 소노사키에 2.3L 매그넘보틀’이다. 이 제품은 닷사이가 10여년간의 연구 끝에 선보인 상징적 라인으로 20% 이하로 정미한 야마다니시키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 720㎖ 보틀과 달리 2.3L 매그넘보틀은 우드박스에 담긴 특별 주문 생산 방식으로 병입돼 희소성을 높였다. 이번 팝업에서는 1인 1병 기준 선착순 6병만 한정 판매한다. 고가 한정판 앞세워 체험 강화또 다른 한정판인 ‘히사이시조’는 일본의 음악가 히사이시 조의 일본 센추리 교향악단 음악감독 취임을 기념해 선보인 제품이다. 닷사이와 히사이시 조, 일본 만화가 히로카네 켄시가 참여한 라벨을 적용해 예술성과 상징성을 강조했다.‘비스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