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동남아시아 고속철도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에 들어갔다.

싱가포르 일간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잇는 고속철도 건설권을 두고 중국과 일본의 정부 관계자와 민간업체 대표들이 말레이시아를 찾아 로비를 시작했다고 12일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싱가포르까지 350㎞ 구간을 연결하는 이 계획은 100억~150억달러(약 11조5000억~17조2000억원) 공사비가 드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말레이시아 주재 일본대사관 관계자들은 지난달 동일본 여객철도(JR동일본) 이사진과 함께 말레이시아 교통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일본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자리였다. 중국은 지도부까지 나섰다. 리커창 총리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말레이시아 부동산과 인프라 개발 등 투자를 약속했다. 이어 중국이 고속철도사업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동남아 두 국가를 잇는 고속철 프로젝트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조차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예산 문제로 잠정 중단됐다가 올해 맥킨지와 프랑스 시스트라, 말레이시아 민코컨설팅 등으로 구성한 컨설팅팀을 가동하면서 다시 논의되고 있다. 본격적인 고속철 입찰은 1년 후에나 시작될 전망이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