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총선을 하루 앞둔 12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19대 국회에서 지연 통과된 법안과 불발된 법안을 열거하면서 "막중한 책임감으로 마음과 몸이 무겁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13분 정도 진행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미국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및 멕시코 방문 성과를 설명하면서 담담한 어조로 입법 지연 및 입법 불발 사례를 열거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입법이 적기에 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하게 느꼈다"면서 "시기를 놓쳐 잃어버린 손실과 시간에 대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언제 북한이 도발할지 모르고 이대로 경제시계가 멈춘다면 제2의 경제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며 "민심이 천심이라고 얘기하는 국회가 국민과 기업의 열망을 잘 읽어 20대 국회는 민심을 잘 헤아리고 국민을 위해 성숙되고 변화된 모습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으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1대1 비즈니스 상담회를 통해 수출에 성공한 마린테크노 사례를 언급한 뒤 "마린테크노사가 활용한 크라우드펀딩 법도 2년이 지나서 국회를 통과했는데 진작 처리가 되었더라면 이번 마린테크노 같은 기업들이 많이 순방길에 함께 오르면서 성공사례도 훨씬 더 많이 창출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중국기업 직원 6000명이 한꺼번에 우리나라를 방문해 인천에서 치맥파티 등을 하면서 세간의 화제가 됐었는데 실은 호텔방이 부족해서 당초 계획보다 방문 인원을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고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관광진흥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관광호텔 공급을 늘려야 하는 이유를 3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국회를 찾아가 설명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더라면 이런 아쉬운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에 계류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관련, "무려 4년8개월이 되도록 법 처리가 안 되면서 지금도 매일 일자리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경제활성화 입법이 안 되거나 지연 처리되어 우리가 잃어 버려야 했던 투자 및 고용손실을 따져보면 그 손실이 참으로 엄청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노동개혁법안 등이 국회에 번번이 가로막히는 현실을 보면서 지금 국민과 기업들은 가슴이 미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국민은 추운 겨울 얼어붙은 손을 불면서 고향 가는 길을 멈추면서 했던 민생 구하기 입법촉구 천만인 서명운동은 국회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도 지난 1월 이 서명운동에 동참한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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