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11일(현지시간) 자신을 비판하는 가상의 기사를 게재한 미국 일간지 보스턴글로브를 크게 비판했다. 보스턴글로브는 최근 탐사보도 과정을 다룬 영화 ‘스포트라이트’로 주목받은 전통 있는 신문사다.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보스턴글로브는 유력 매체였는데 지금은 슈퍼마켓에서 나눠주는 무가지로 전락했다”며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보스턴글로브가 속한) 매사추세츠주 경선에서 거의 50% 득표율로 이겼는데 이는 그 신문의 영향력이 어떤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신문이 부정적인 기사를 냈지만 자신의 지지율엔 흠집이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스턴글로브는 지난 9일자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상황을 가정하고, 1년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를 다뤘다. 톱 기사로 ‘이민자 추방 곧 시작(Deportations to begin)’을 내걸었으며 미군이 이슬람국가(IS) 구성원의 가족을 죽이기를 거부한다는 내용을 비롯해 무역 전쟁, 세계증시 폭락 등의 상황을 가상으로 전달했다. 트럼프가 당선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만든 신문이다.

또 이 신문은 “트럼프는 정치 선동 독재자”라며 “이런 선동가가 세상에 나타난 선례는 수없이 많으며 그가 이끌 종말과 논리의 결말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