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프랑수아 제라르 '프시케와 에로스'
그리스 신화에 담긴 수많은 주인공과 다양한 이야기는 순식간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지녔다. 유럽 화가들은 고대 신화를 화폭에 옮겨 감탄과 의문을 던져준 화제의 걸작을 쏟아내기도 했다.

나폴레옹 초상화를 그린 화가로 유명한 프랑수아 제라르(1770~1837)는 27세에 인간세계에서 빼어난 미모를 갖춘 프시케와 사랑의 신 에로스가 입을 맞추는 장면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한 명작을 내놓았다.

당시 유럽 화단에서는 길고 섬세한 코에 반듯한 계란형 얼굴의 프시케를 ‘완벽할 만큼 이상적인 미인형’으로 격찬했다. ‘우주의 가장 은밀한 신비를 실체로 보는 듯하다’는 일부 미술비평가의 표현처럼, 백옥 같은 피부와 몸 전체에 드러나는 투명감 역시 환상처럼 빛난다. 에로스의 입맞춤은 단순한 사랑의 의미를 넘어 부활을 향한 감미로운 도발처럼 보인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