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5] 문재인, 1박2일 호남행…득될까 독될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4·13 총선을 앞두고 8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는다. 호남의 ‘반(反) 문재인 정서’로 인한 총선 악영향을 우려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부정적 견해에도 불구하고 문 전 대표가 정면돌파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문 대표 측은 7일 “문 전 대표는 광주에서 특별한 형식 없이 여러 세대 다양한 사람을 만나 직접 진솔한 얘기를 듣는 등 민심 한가운데로 들어간다”고 호남 방문을 공식화했다. 문 전 대표는 8일 오전 광주를 방문해 이튿날 낮까지 머문 뒤 전북으로 넘어가 정읍과 익산의 선거사무실을 잇따라 찾아 더민주 후보와 캠프 관계자들을 격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는 지역 정서 등을 감안해 선거 지원 유세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문 전 대표 측은 “문 전 대표의 이번 호남 방문은 특정 후보 지원보다는 호남 민심에 귀 기울이고 솔직한 심정을 밝히며 지지를 호소하는 ‘위로’ ‘사과’ ‘경청’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문 전 대표의 방문이 국민의당으로 기울고 있는 호남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당직자는 “야권 유력 대선주자의 호남 방문이 당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 자체가 더민주와 문 전 대표가 처한 상황을 대변해준다”며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은 총선의 득실 차원을 떠나 당위의 문제”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호남에서 지면 문 전 대표 탓이 될 것이 뻔하고 승리해도 호남과 더 멀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에 대해 “선거가 잘 끝나야 자기 대권가도에 파란불이 켜지는 것이다. 총선이 안 되면 그다음 꿈도 꿀 수 없다”고 부정적 견해를 재확인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