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 펀드들의 적나라한 성적표가 공개됐다. 지난달 말 배당금이 확정되면서 펀드가 담고 있는 종목이 얼마를 벌어들였는지가 드러났다.
배당주펀드 '쌩얼 성적표'…ETF 수익률, 액티브 제쳐
7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배당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한화자산운용 ‘ARIRANG고배당주’가 가장 높은 배당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 고배당지수를 추종하는 이 상품은 배당으로만 3.35%의 수익률을 냈다. ETF의 배당 수익률은 배당받을 권리가 사라진 배당락 전날(2015년 12월28일) 기준 편입 종목의 3월 말 확정 배당금 내역을 계산해 산출했다. 지난해 말 배당락 전날부터 지난달 31일까지 누적 펀드 수익률(배당과 편입 종목의 주가 변화를 함께 계산)도 8.11%로 배당주 펀드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KOSPI고배당50지수를 추적하는 ‘TIGER코스피고배당’과 ‘마이티코스피고배당’(각각 2.96%), MKF고배당20지수를 추종하는 ‘KOSEF고배당(3.27%)’ 등도 3% 안팎의 배당 수익을 올렸다.

간판급 액티브 펀드 중에서는 ‘신영밸류고배당’의 배당 수익률이 2.25%로 가장 높았지만 ETF에 미치지 못했다.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2.13%)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2.03%) ‘KB액티브배당’(1.84%) ‘한국투자배당리더’(1.65%) 등의 배당 수익률은 이보다 낮다. 펀드매니저가 선별해 담은 종목의 배당 수익이 배당 지수 편입 종목의 배당 수익보다 높지 않았다는 얘기다. 액티브펀드 배당 수익률은 작년 말 보유 주식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전문가들은 배당주 연계 상품을 찾는 투자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 수익률만 올려도 시중은행 금리의 두 배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된 만큼 시중 부동자금이 더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사봉하 한화자산운용 ETF운용 팀장은 “자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연말 배당락 이전에 주식매매를 통해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챙기거나 매년 초 배당주 매도 물량이 쏟아질 때 저점 매수 전략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배당 투자는 ETF나 펀드를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다. 분산 투자를 통해 개별 기업의 위험을 회피할 수 있고 안정적인 배당 수익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추종하는 지수가 다른 ETF에 분산 투자하면 변동성을 더 낮출 수 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