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대출, 6개월새 3배 이상 급증
상하이 선전 등 중국의 핵심 대도시 집값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집값의 100%까지 대출해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같은 부동산 대출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대출을 연상시킨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 컨설팅 회사 잉칸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의 부동산 구매 선납금에 대한 대출액은 9억2400만달러(약 1조590억원)로 6개월 전인 작년 7월에 비해 세 배 규모로 불어났다. 중국은 집을 구매할 때 집값의 20~30%를 선납금으로 내야 하고, 나머지 70~80%는 장기 모기지 방식으로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자 일부 인터넷 개인 간(P2P) 대출업체와 부동산 개발사가 선납금에 대한 신용대출을 늘리기 시작했다. 선납금에 대한 대출은 평균 금리가 연 15% 정도로 높고,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다주택자가 주된 수요자여서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적잖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상하이의 부동산 전문 연구소 이하우스차이나는 지적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20%대 초반에 머물러 있었지만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작년 3분기에는 38.8%까지 높아졌다. 이 기간 부동산 관련 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