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6개 유럽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7.83%로 나타났다. 연초 유럽 은행들의 부실 우려가 부각되면서 금융주가 급락해 지난해 거둔 수익률(10.48%)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유럽 내에서도 국가별로 주가 흐름이 크게 엇갈리면서 펀드 성적도 달라졌다.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스위스 증시는 9.3%나 내려앉았다. 독일(-8.49%) 스페인(-4.75%) 프랑스(-3.11%) 영국(-1.6%) 네덜란드(-0.02%) 등의 증시도 조정을 받았지만 하락폭에는 차이가 컸다. 올 들어 두 달반 동안 유럽펀드 간 수익률이 7%포인트 넘게 벌어진 이유다.
‘신한BNPP봉쥬르유럽배당2(H)’(-3.99%)는 평균 수익률을 웃돌며 선방했지만 ‘하나UBS유럽1A’(-11.26%)는 10% 넘는 손실을 봤다.
전문가들은 올해 유럽펀드가 운용 전략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집중하는 게 좋다”며 “에너지, 소재, 금융업종보다 소비재, 정보기술(IT)업종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정책 효과는 주로 독일을 중심으로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설정액 1000억원 이상인 주요 유럽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알리안츠유럽배당’은 영국 투자 비중이 40% 넘고 금융·통신서비스·에너지 업종의 편입 비중이 높아 국제 유가 움직임과 영국 증시에 따라 성과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유럽펀드 중 몸집(설정액)이 가장 큰 ‘슈로더유로’는 영국을 제외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만 투자한다. 독일(30.4%)과 프랑스(24.8%)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슈로더유로는 유럽 시장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성격이 짙다”며 “산업재 비중이 높아 글로벌 경기에 따라 수익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