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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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올해 첫 분기점을 앞두고 관망모드에 들어갔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선물·옵션 만기일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굵직한 이벤트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시장의 방향성은 이번 주부터 이어지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과 정책공조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오전 11시1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77포인트(0.04%) 하락한 1945.35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대내외 이벤트들이 줄줄이 예정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이 글로벌 주요국들의 정책공조 강화 기대감을 선반영, 안도랠리를 이어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망심리는 당분간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이달 10일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과 한은 금통위, ECB 통화정책회의가 동시에 집중돼 단기적으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CB 정책회의와 한은 금통위는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첫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까지 겹친다.

이어 오는 15일에는 일본 중앙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가 이틀 뒤에는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연이어 예정돼 있다.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른 ECB에 대해 시장은 상반된 전망을 동시에 내놓고 있다. 시장 상황을 개선할 만한 '깜짝 카드'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정책 변화 여지가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ECB 정책회의에서 자산매입 규모 확대를 포함하지 않은 채 예치금리 10bp(1bp=0.01%포인트) 인하와 매입기간 연장 정도에 그친다면 실망감에 위험자산 가격은 하락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이번 ECB 정책회의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와 더불어 자산매입 규모 확대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앞서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장전문가 57명 중 응답자 전원이 추가 금리인하를 전망했다. 이 중 73%는 금리인하와 더불어 자산매입 규모를 월 600억 유로 이상으로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ECB 정책이 예상을 뛰어넘지 못한다면 시장은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며 "자산매입 규모도 한도에 다다르고 있어 조금씩 정책의 한계가 노출되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에서 더 나올게 없다는 우려는 6월 ECB에서도 재차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마이너스 금리(예치금리 -0.3%) 및 자산매입 규모 확대를 중심으로 유럽 은행권 부실에 대한 방안에 더불어 추후 정책 방향에 대한 강한 '립 서비스'도 필요한 시점"이라며 "해당 요인들이 만족될 경우 시장은 환호하겠지만,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주가 하락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열리는 한은 금통위는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외 경제여건과 그동안의 금통위 결정을 고려하면 금리 변화 가능성이 크지 않아서다. 앞서 금융투자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 10명 중 7명은 3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점쳤다.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 따른 영향력도 다른 때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3월 동시 만기일은 외국인의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와 지속 여부에 따라 지수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은) 이날 ECB 회의와 한은 금통위도 예정돼 있어 만기일 요인보다 대내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