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도면 구조는 美트라이던트 ICBM 핵탄두와 비슷
김정은, KN-08 미사일 앞에서 오른손에 담배 들어


북한이 9일 대륙간 이동식탄도미사일(ICBM)급인 KN-08의 탄두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이는 원형(구형)의 '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분야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사진을 여러 장 내보냈다.

이 사진에는 북한이 작년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탄두 모형이 뭉툭한 KN-08 미사일 4~5기가 나타난다.

김 제1위원장은 KN-08 탄두 설계도면 앞에서 관계자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 설계도면을 모자이크 처리해 정확히는 식별되지 않았지만, 소형화된 핵탄두의 기폭장치를 원형으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김 제1위원장은 KN-08 탄두 설계도면에 나온 원형 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지름 60~70㎝ 크기의 은색 물체 표면에는 둥그런 조작 수십 개가 붙어 있다.

실물보다는 모형에 가까운 이 물체는 장난감 수준으로 조잡하게 보였다.

그러나 핵탄두 설계도면에 나타난 구조를 보면 미국의 트라이던트 ICBM의 열핵탄두 구조와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트라이던트 열핵폭탄의 구조도 두 쪽의 땅콩이 들어있는 껍질 모양 안으로 둥글게 우라늄과 리튬6 중수소와 플루토늄이 들어간다.

김 제1위원장은 KN-08 미사일 앞에서 오른손에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도 사진에 포착됐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실제 KN-08에 핵탄두를 장착했다면 김정은이 핵탄두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모양새가 떨어지는 것"이라며 "북한이 공개한 둥근 모양의 장난감 같은 모형은 실제 소형화된 핵탄두라기보다는 모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진만으로 사진 속 모형이 실제 핵탄두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도 "사진 속 모형은 내폭형 기폭장치로 보인다.

표면의 반짝이는 동그란 것들을 렌즈라고 치면 72개가 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상당히 정교한 기폭장치"라고 주장했다.

김 제1위원장은 핵무기 연구분야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핵탄을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