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럽 증시는 종목 간 차별화가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 유가, 신흥국 경제 등 글로벌 시장 환경과 관계없이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헬스케어와 온라인·인터넷 업체, 소비재 기업에서 수익 기회를 노려야 합니다.”

"올 유럽증시 종목간 차별화 심화…헬스케어주·소비재주 투자 유망"
토비 깁 피델리티자산운용 유럽 투자 디렉터(사진)는 7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연초 유럽 은행의 시스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증시가 휘청거린 가운데 은행 주가가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비해 과도하게 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장 우려와 달리 유럽 은행들의 부채비율은 과거 금융위기 수준에 비해 양호한 상태이며 금융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적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오히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과거 금융위기 수준만큼 내려와 있어 일부 은행주를 저가 매수할 기회라고 평가했다.

깁 디렉터는 “유럽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은 시장 예상 수준에 부합했지만 올해는 기업 실적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지난해 유럽 기업들이 리레이팅(재평가)을 받으면서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면 올해는 기업 실적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유럽 펀드에 투자한다면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보다는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액티브펀드가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최근 주목하는 업종은 헬스케어, 온라인·인터넷, 소비주 등이다.

그는 “헬스케어 관련주들은 거시환경과는 관련 없이 노령화 등에 따른 인구 구조적인 변화를 타고 실적 성장세를 보이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특정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거나 신규시장 진출로 꾸준한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온라인·인터넷 업체나 소비재 기업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헬스케어업체 사노피, 덴마크 온라인 테이크아웃 음식중개서비스업체 저스트잇과 스페인 의류업체 인디텍스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오는 10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와 관련해선 “양적 완화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적 완화 정책이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다”고 분석했다. “시장 기대처럼 ECB가 추가 양적 완화 정책을 내놓으면 일시적으로 주가를 밀어올릴 수 있겠지만 경기부양 효과는 적기 때문에 추세적인 상승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