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처리 비용을 도쿄전력이 다 낼 것이라고 일본 정부가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납세자들이 거의 1000억달러(약 121조원) 가까운 비용을 부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FT는 오시마 겐이치 리쓰메이칸대 교수의 추산을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오시마 교수는 5년 전의 재앙 이후 지금까지 도쿄전력의 주 식 가치에 13조3000억엔(약 141조1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계산했다. 그는 잘 드러나진 않는 이 비용을 주 로 일반인들이 전기료나 세금의 형태로 지불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재앙의 비용으로 수치를 제시한 적이 없다. 하지 만 오시마 교수에 따르면 기업들과 피난민에 대한 보상금으로 6조2000억엔이 들었으며 후쿠시마 지역과 원자로 부지의 오염 제거 에 각각 3조5000억엔과 2조2000억엔이 소요된 것으로 추산된다.

보상금과 오염제거 비용은 도쿄전력에서 나왔지만, 이 회사는 정부로부터 지불 능력을 유지하도록 허락받는다고 FT는 전했다. 이 신문은 궁극적으로는 전기 사용자들에 의해 세금이나 다른 이름으로 비용이 지불된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도쿄전력의 기여를 평가하는 한 방법은 주가다. 주가에는 과거의 손실과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의 소요 비용이 반영된다. 동 일본 대지진 전날인 2011년 3월 10일과 비교하면 도쿄전력의 주식 가치는 2조6000억엔이 증발했다. 채권 투자자들은 손실 이 없었다.

이를 오시마 교수의 추산(13조3000억엔)과 비교해보면 도쿄전력은 전체 비용의 20% 조금 못 미치는 정도만 부담했 으며 나머지 10조7000억엔은 납세자들이 냈다는 뜻이라고 FT는 밝혔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