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빛내리 서울대 교수, 서울대 입학식 축사…"치열하게 준비하고 상상력의 크기를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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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스무살 신입생이 된다면
“기회는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찾아올 것입니다. 기회를 알아볼 수 있는 능력과 상상력을 키워야 합니다.”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사진)가 2일 오전 열린 서울대 입학식에서 축사를 했다. 주제는 ‘다시 스무살 대학 신입생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의 내게 말해주고 싶은 이야기’. 노화와 질병에 관여하는 유전물질인 마이크로RNA(miRNA) 분야 세계적 권위자이자 세계적 학술지 셀(Cell)의 편집위원인 김 교수의 첫 번째 메시지는 “상상력의 크기를 키워라”였다. 인류의 미래를 열어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상상력이 풍부했다는 것. 김 교수는 “무인자동차, 유전자편집, 인공지능 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상상한 이들이 불가능해 보였던 꿈을 실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스무 살 모습에 대해 “꿈도 작고 자신감 없이 정해진 커리큘럼을 따라가기 바쁜 학생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치열하게 공부하고 질문하고 상상하라’는 말을 여러분에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N포세대’로 상징되는 젊은이들에게 그는 “포기하지 말고 준비하라”고 독려했다. “빌 게이츠가 하버드를 중퇴하고 사업을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이 미래가 없다며 말렸지만 준비가 돼 있던 그는 컴퓨터운영체계(OS) 시장에서 가능성만을 봤습니다.” 다른 학생과 비교하는 것도 경계했다. 그는 “해외 학회에서 발표할 때 부족한 영어 실력과 카리스마가 나의 결함이자 단점이었지만 그것에 좌절하지 않고 참신한 내용과 치밀한 논리로 승부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
김 교수는 ‘심성구지 수부중 불원의(心誠求之 雖不中 不遠矣)’라는 ‘대학’의 한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정성을 다하여 구하면 비록 가운데를 맞히지는 못하더라도 그리 멀리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내 이력이 얼핏 화려해 보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참 많이 헤매고 실패를 경험했다”며 “때로는 조금 틀리고 방향을 못 잡고 헤매더라도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해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학식을 마친 뒤 기자와 만난 김 교수는 “15년 전 miRNA라는 기회가 왔을 때 나에겐 잃을 것은 없고 얻을 것만이 있었다”며 “준비된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도전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사진)가 2일 오전 열린 서울대 입학식에서 축사를 했다. 주제는 ‘다시 스무살 대학 신입생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의 내게 말해주고 싶은 이야기’. 노화와 질병에 관여하는 유전물질인 마이크로RNA(miRNA) 분야 세계적 권위자이자 세계적 학술지 셀(Cell)의 편집위원인 김 교수의 첫 번째 메시지는 “상상력의 크기를 키워라”였다. 인류의 미래를 열어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상상력이 풍부했다는 것. 김 교수는 “무인자동차, 유전자편집, 인공지능 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상상한 이들이 불가능해 보였던 꿈을 실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스무 살 모습에 대해 “꿈도 작고 자신감 없이 정해진 커리큘럼을 따라가기 바쁜 학생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치열하게 공부하고 질문하고 상상하라’는 말을 여러분에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N포세대’로 상징되는 젊은이들에게 그는 “포기하지 말고 준비하라”고 독려했다. “빌 게이츠가 하버드를 중퇴하고 사업을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이 미래가 없다며 말렸지만 준비가 돼 있던 그는 컴퓨터운영체계(OS) 시장에서 가능성만을 봤습니다.” 다른 학생과 비교하는 것도 경계했다. 그는 “해외 학회에서 발표할 때 부족한 영어 실력과 카리스마가 나의 결함이자 단점이었지만 그것에 좌절하지 않고 참신한 내용과 치밀한 논리로 승부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
김 교수는 ‘심성구지 수부중 불원의(心誠求之 雖不中 不遠矣)’라는 ‘대학’의 한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정성을 다하여 구하면 비록 가운데를 맞히지는 못하더라도 그리 멀리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내 이력이 얼핏 화려해 보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참 많이 헤매고 실패를 경험했다”며 “때로는 조금 틀리고 방향을 못 잡고 헤매더라도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해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학식을 마친 뒤 기자와 만난 김 교수는 “15년 전 miRNA라는 기회가 왔을 때 나에겐 잃을 것은 없고 얻을 것만이 있었다”며 “준비된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도전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