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삼다수도 잇따라 진출
올해 1200억 시장 놓고 격돌
농심은 2일 독일 유명 음료회사인 아델홀츠너의 ‘아델홀츠너 알펜쾰렌 스파클링 워터’ 2종을 수입·판매한다고 밝혔다. 세계 3대 수원지 중 하나로 꼽히는 알프스 물에 탄산을 주입한 제품으로, 독일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탄산수다.
이정근 농심 상무는 “국내에서 주로 판매되는 탄산수 제품에 비해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높은 품질을 고려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가격 기준으로 롯데 트레비는 500mL 한 병에 1600원, 농심 판매 제품은 1800원이다. 식품업계에서는 농심이 생수 시장 2위인 백산수와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탄산수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생수 시장에서 50%에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는 올해 안에 탄산수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CJ제일제당과 합작사를 세워 제품을 공동 개발한 뒤 CJ의 영업망을 통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농심과 제주개발공사가 탄산수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정보분석기업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탄산수 시장 규모는 782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373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성기승 롯데칠성 홍보팀장은 “지난해 음료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한 품목이 거의 없는데 탄산수만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산수는 소비자들에게 건강에 좋은 물로 인식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과즙이나 당을 첨가하지 않아 열량이 0㎉인 제품이 대부분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이 선호한다.
현재 탄산수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롯데칠성의 ‘트레비’와 코카콜라의 ‘씨그램’이다. 트레비는 지난해 399억원의 매출을 올려 시장 점유율 51.1%를 기록했다. 씨그램은 지난해 1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4년 8억원에서 14배가량 매출이 증가하면서 업계 2위로 올라섰다.
두 회사의 제품이 인기를 끈 것은 인기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펼친 간접광고(PPL)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트레비는 ‘꽃보다청춘’, 씨그램은 ‘삼시세끼 어촌편’과 ‘냉장고를 부탁해’의 PPL로 재미를 봤다.
올해 탄산수 시장은 지난해보다 400억원가량 증가한 12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