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티몬 같은 소셜커머스 기업들이 다른 유통업체의 협공에 시달리고 있다. 대형마트가 소셜 업체를 겨냥해 최저가 판매 경쟁에 뛰어든 데 이어 오픈마켓도 전 상품 무료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온라인 쇼핑몰도 소셜 업체의 전매특허와 같은 ‘오늘의 특가판매’ 품목을 늘리고 있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소셜 업체들이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트·오픈마켓에 '협공'당하는 소셜커머스
◆무료 배송에 나선 오픈마켓

오픈마켓 G마켓이 운영하는 큐레이션 쇼핑몰인 G9는 29일부터 모든 상품을 무료로 배송하기로 했다. 9900원어치 이상 물건을 사면 배송비를 받지 않는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응하기 위한 서비스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마트·오픈마켓에 '협공'당하는 소셜커머스
G9는 제품을 선택하면 추가로 붙는 옵션가격을 없애고 처음 본 가격 그대로 구입할 수 있게 했다.

또 도서지역에서 물건을 받으면 우선 배송료를 낸 뒤 G마켓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캐시백 형태로 돌려받는 서비스도 내놨다.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일반화된 쿠폰 마케팅도 강화한다. G9는 오는 19일까지 던킨도너츠 G9콤보를 10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행사를 벌이는 등 모바일 쿠폰 이벤트를 확대할 예정이다.

오픈마켓 업체들은 소셜 업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특가 판매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G마켓과 11번가는 지난해부터 ‘슈퍼딜’과 ‘쇼킹딜’이라는 이름으로 ‘오늘의 특가판매’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판매사업자와 구매자를 중개하는 오픈마켓과 달리 직접 물건을 구입해 소비자에게 파는 온라인 쇼핑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닷컴과 GS샵도 ‘빅딜’과 ‘매직딜’이라는 코너를 통해 하루에 90~100가지 제품을 최대 80% 할인해 판매한다.

◆마트와 슈퍼도 소셜 업계 견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공세도 거세다. 이마트는 지난 18일 기저귀 최저가 판매를 선언하면서 소셜커머스업체들과 가격 전쟁을 시작했다. 지난 24일에는 분유값을 추가로 인하했다.

롯데마트도 ‘국내 최저가’를 내세우며 분유 가격을 잇따라 낮췄다. 송승선 롯데마트 유아용품부문장은 “소셜커머스 시장에 빼앗긴 수요를 되찾기 위해 최저가 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배송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후 2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오후 4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SSM인 롯데슈퍼는 서울·경기지역에서 주문하면 3시간 안에 배송해준다.

사면초가에 빠진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위메프는 최저가 상품을 늘리기로 했고 쿠팡도 대형마트보다 기저귀 가격을 더 내리며 최저가 원조임을 내세우고 있다. 쿠팡은 내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해 14개인 물류센터를 21개로 늘려 로켓배송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기존 유통회사들의 대응이 고속 성장하던 소셜커머스 업체들에는 위협이 되고 있다”며 “규모가 크고 투자자금도 충분한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소셜 업계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