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구조개혁 통한 생산성 향상없인 성장 못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24일 “지금 우리 경제가 구조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 없인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구조개혁 방안을 제대로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2%에서 2011~2015년 3.0~3.2%로 떨어졌다. 생산성의 기여도가 같은 시기 2.2%포인트에서 0.8%포인트로 낮아진 것을 잠재성장률이 하락한 주요 요인으로 한은은 지목했다.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 결정 요소는 자본, 노동, 생산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한국은 생산성 기여도가 4분의 1에 불과하다”며 “미국은 생산성 향상 기여도가 절반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고령화 등으로 노동 기여도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 생산성 향상이 거의 유일한 성장동력일 수밖에 없다”며 “지금 일본이 어려움을 겪는 것도 구조개혁이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26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구조개혁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이 제시한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부문의 구조개혁 방안이 국제 사회에서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극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송기석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서울지점 전무, 신관호 고려대 교수, 장재철 씨티그룹 상무,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본부장, 홍기석 이화여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한국의 수출 부진에는 경기적 요인 외에 세계 교역에서 공급 사슬의 변화, 중국 경제의 둔화 등 구조적 요인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간담회에서는 또 한국의 산업구조가 세계 수요의 변화에 맞게 유연하게 바뀔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