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리멤버` 남궁민 "남규만 잘 가라. 제발 가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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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악역 전성시대다. 착한 주연배우보다 악역을 맡은 배우들이 더 이슈가 되곤 한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리멤버`가 그랬다. `리멤버`는 과잉기억 증후군을 앓는 변호사가 아버지의 무죄를 밝혀내기 위해 거대 권력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유승호, 박민영, 박성웅, 남궁민 등이 출연했다. 지난 18일 2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남궁민은 극 중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는 재벌 2세 남규만 역을 맡았다. `정말 섬뜩할 정도로 악역 연기를 잘한다`는 평을 받은 남궁민을 한국경제TV MAXIM이 23일 오후, 935 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나봤다.남궁민은 늘 수트만 갖춰 입던 드라마 속 남규만과는 전혀 다르게, 수수한 모습을 하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끝남과 동시에 바로 빠져나왔다. 다른 역처럼 미련이 남거나 그러지 않았다. 많이 편해졌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극 중에서 매 씬 화를 내고, 분노하는 역을 맡았으니 힘들지 않았다는 건 거짓말일 터. 남궁민은 "남규만은 대사를 할 때 버거울 정도로 나쁜 사람이었다. 자기 기분 나쁘다고 물건을 던지고 부수는데, 정말 극악무도하다"며 "우리 아버지가 교장 선생님이고 나도 어릴때 부터 교육을 제대로 받고 반듯하게 자랐다. 휴지 하나만 버려도 어머니께 혼나곤 했는데, 남규만 역을 할 땐 정말 힘들었다"고 연기를 한 고충에 대해 전했다. 하지만 그는 남규만을 연기하면서 힘듦보단 재밌음이 더 컸다는데. 본인이 연기하는 걸 제삼자의 입장에서 보는 건 처음이라 그저 웃겼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드라마의 내용은 심각한데 촬영 현장은 재밌었다. 촬영장을 맨날 가고 싶을 정도의 분위기였다"며전했다.`리멤버` 남궁민이 있기 전 최악의 악역은 영화 `베테랑`에서 유아인이 맡았던 조태오 역이다. 조태오 역시 재벌 2세였고, 본인이 내키는 대로 사람을 괴롭히며 악역의 끝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건 `리멤버` 남규만이 있기 전 이야기다. 남궁민은 "내가 생각했을 때 남규만 보다 나쁜 애는 없다. 악역 서열 1위 같다. 그래도 요즘 타 드라마에서 악역들이 활약하고 있다고 하니, 얼른 더 나쁜 짓을 해서 남규만을 뛰어넘어 주길 바란다. 나쁜 것 1등 해서 뭐하나..."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일각에서는 `유아인이 연기한 조태오와 남궁민이 연기한 남규만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조태오 역을 보고 본인 연기에 참고했냐`는 질문에 남궁민은 "유아인을 의식하고 연기를 한 적은 없다. 조태오 역을 만약 내가 맡아, 똑같은 대사를 읊는다고 해도 나는 또 다르게 할 자신이 있다"며 본인의 연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본인에게 후한 편은 아니라는 남궁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 본인이 보여준 연기에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듯했다. 본인의 연기에 10점 만점에 8.5점을 주며 "겸손 떨고 싶지는 않다. 이번 연기에 만족한다"며 웃었다.지금껏 17년간 연기를 하면서 `연기일기`를 빠지지 않고 써왔다는 남궁민. 촬영장에서도 선배 소리를 듣고 현장은 점점 편해지지만, 연기는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데. 그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연기노트를 꾸준히 써오고 있었다. 인터뷰 중 그는 그의 연기노트를 살짝 공개했다. 일기 속에는 `그냥 받아들여라`, `말은 뱉어내야 한다`, `더 많이 외우는 게, 더 많이 외우는 것이 중요한 건 아니다` 등의 알아보기 다소 힘든 말들이 적혀 있었다. 남궁민은 "본인 암시다. 나만 알아볼 수 있는 거다"고 말하며 "내 영혼들을 연기 할 때만큼은 남궁민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풀어주고 싶다. 그 캐릭터가 돼서 온전히 누리도록 해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보다도 뜨거웠다."남궁민의 제2의 전성기가 아직은 안 왔다. 올해 좀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연기, 좋은 작품을 만나면 내 전성기가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다. 두 달 정도 지나면 사람들 머릿속에서 남규만이라는 역은 잊혀질 것이다. 그걸 알기 때문에 좀 더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마지막으로 남규만에게 한마디를 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남규만 잘 가라. 제발 가라. 안녕"이라고 답했다. 미련 없이 쏟아부은 배우답게 그는 미련없이 남규만을 떠나보내고 있었다. 종영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는 배우 남궁민이 아닌 감독 남궁민으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예전부터 본인이 직접 연출했던 단편 영화도 마무리 중이었고, 그동안 못 쓴 장편 시나리오 역시 다시 집필하고 있었다. 그는 "올해 내 계획은 지금 쓰는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 단편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 좋겠다. 어떤 평가든 호되게 받을 준비가 되어있다. 대중들이 `너 연기나 해라`고 하면 뭐 연기하면 되니까. 그래도 감독으로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본인의 올해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3월 27일 일본에서 팬 미팅을 앞두고 있다. 그의 차기작을, 그리고 단편 영화까지 모두 응원한다.
MAXIM 박소현기자 press@maxim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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