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은 중국 완다그룹과 지난 5일 베이징에서 합작 여행사 설립 협약을 맺었다. 합작법인의 노종호 대표 내정자(왼쪽)와 모예밍 완다여행사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제공
이랜드그룹은 중국 완다그룹과 지난 5일 베이징에서 합작 여행사 설립 협약을 맺었다. 합작법인의 노종호 대표 내정자(왼쪽)와 모예밍 완다여행사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제공
이랜드그룹이 중국의 대형 부동산·유통업체인 완다그룹과 합작 여행사를 세워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유치에 나선다.

이랜드는 최근 완다그룹과 합작 여행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으며, 다음달 중 국내에 법인 설립을 마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합작법인을 통해 연간 요우커 100만명을 한국으로 끌어모은다는 목표도 내놨다.

합작법인의 이름과 초기 투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지분은 양측이 절반씩 나눠 갖고 경영은 이랜드 측이 맡기로 했다. 윤경훈 이랜드 상무는 “중국의 VIP를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여행상품을 선보여 기존 쇼핑 위주의 저가 여행상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

완다그룹 계열사인 완다여행사는 중국에서 연 1조4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대형 여행사다. 중국 주요 성에서 13개 여행사를 인수하는 등 여행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이번에 이랜드와 손잡은 것도 한국 관련 여행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랜드는 2012년 중소 여행사 투어몰을 인수했고 국내 호텔·리조트를 20개까지 늘리는 등 여행·레저사업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랜드는 “양측이 중국인 VIP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며 “패션, 외식, 호텔, 리조트 등 이랜드의 다양한 사업과 중국 전역에 퍼진 완다의 영업망이 더해져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랜드와 완다는 오너가(家)의 친분이 끈끈하기로 유명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완다그룹이 보유한 중국 쇼핑몰에 이랜드의 패션매장이 대거 입점하면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최대 부호로 꼽히는 왕젠린(王健林) 완다 회장은 2014년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과 ‘이랜드가 한국에서 추진하는 각종 레저사업에 이랜드가 원하는 만큼 투자하겠다’는 내용의 투자합의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박 부회장은 “여행 외에도 국내의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완다의 투자를 받기로 약속돼 있다”며 “다른 사업 계획도 구체적인 준비가 끝나는 대로 곧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