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레고·샤오미 잘나가는 비결은 개방형 플랫폼으로 가치 창출
플랫폼 사업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서비스는 대중에게 익숙해진 지 오래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애플의 앱스토어나 아이튠스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2000년대 시작된 플랫폼 열풍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정보기술(IT) 산업을 이끌어가는 주역이 플랫폼 사업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플랫폼 사업은 공급자가 구축한 네트워크에서 소비자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참여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여러 참여자가 공통된 조건과 규칙에 따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도록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협업과 공유가 경제의 한 축으로 떠오르며, 기업 간의 연결성이 강조되는 공유경제 시대에 참여 개방 공유를 통한 지속적인 가치 창출은 사업의 필수 성공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플랫폼 사업의 강점은 여기에 있다. 개방된 형태의 플랫폼이 공급자와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전통산업 기업에서 사업 모델은 생산, 판매, 유통이 한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비해 플랫폼 비즈니스는 소비자와 공급자가 상호 작용해 가치를 창출하는 양면시장의 형태를 취한다. 플랫폼 시대의 시장구조는 고객이 서비스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제작, 판매과정까지 참여하는 쌍방향 과정으로 변화한다. 플랫폼 생태계 안에서 다수의 소비자와 생산자 간 제품 생성의 왕성한 교차활동이 일어난다. 소비자가 때로는 생산자로, 생산자 역시 때로는 소비자가 되는 새로운 시장이 생긴다.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의 진화 현상을 세계적 블록업체 ‘레고’에서 볼 수 있다. 블록 장난감 시장의 세계 1위 기업인 레고는 1998년부터 레고 블록을 조립해 조종할 수 있는 ‘마인드스톰’이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2005년 한 사용자가 소프트웨어를 해킹해 자신이 만든 제어프로그램을 인터넷에 유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레고는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소비자를 고소하지 않았다. 레고는 역발상적인 열린 사고로 소프트웨어 전체를 공개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자신만의 모델을 만들려는 성인 프로그래머들이 레고 마니아층으로 흡수됐다. 레고 블록은 회사가 제공하는 단일한 모델이 아닌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가진 제품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레고는 장난감 업계의 혁신자로 떠올랐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며 어른들을 구매층으로 끌어들이게 된다.

중국의 샤오미는 뜨거운 피를 가진 가난한 젊은이들을 끌어들여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 샤오미의 골수 팬인 ‘미펀(米粉)’은 품질 개선에서부터 마케팅까지 모든 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샤오미의 광고 문구는 ‘샤오미와 미펀이 함께 손잡고 당당하게 나가자’다. 변화의 흐름을 꿰뚫은 샤오미의 성공은 우연히 얻어진 게 아니다. 샤오미는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재빨리 수정한다. 샤오미는 자신의 운영체제를 매주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샤오미의 온라인 서포터인 미펀과 항상 대화를 시도한다.

지난해 말 기준 활동 중인 미펀은 1000만명이 넘는다. 이들은 샤오미가 제품을 출시한다는 기사에 수만 개의 댓글을 달고, SNS를 통해 사실을 퍼뜨린다. 샤오미는 애플의 열성 팬과 유일하게 대적할 수 있는 글로벌 열성 팬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샤오미라는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이자, 창조적 아이디어의 지원 군단인 미펀과 끊임없이 교감할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소비자집단과 교류하며, 함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새로운 형태의 고객 관계를 플랫폼으로 구축해 지속해서 시장과 호흡하는 기업만이 시대를 앞서나갈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양백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