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누적된 국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채권과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미국과 유럽, 일본 증시를 강타한 ‘도미노 충격파’의 영향이 나타나면서 금융시장은 ‘시계(視界) 제로(0)’의 불확실성에 빠져들었다.

11일 코스피지수는 56.25포인트(2.93%) 하락한 1861.54에 마감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2012년 5월18일(62.78포인트) 후 3년9개월 만의 최대치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4.40포인트(24.24%) 뛴 22.55까지 치솟았다.

설 연휴 전 순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투자자도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755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도 33.62포인트(4.93%) 폭락한 647.69를 기록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설 연휴에 미국과 유럽, 일본 증시가 급락하고 북한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시장이 단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선 국고채 금리가 급락(채권값 급등)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56%포인트 떨어진 연 1.45%에 마감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원10전 오른 1202원50전에 마감했다.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전날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엔화 강세가 가속화해 100엔당 원화 재정환율은 42원7전 폭등한 1066원71전을 기록했다. 100엔당 1060원을 넘어선 것은 2014년 3월27일 이후 2년11개월 만이다.

김동욱/하헌형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