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9일(현지시간) 북한이 플루토늄 생산 원자로 가동을 재개하고, 이동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배치단계 실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클래퍼 국장은 이날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출석을 앞두고 서면증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수주 또는 수개월 안에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3년 핵 합의에 따라 중단했던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려 한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영변 핵시설에서는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지난해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 추출을 준비하는 듯한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력한 제재 방안을 모색하는 현실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미사일을 쏜 다음날인 지난 8일 오전 6시55분께 북한 경비정 한 척을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으로 약 300m 내려보내 우리 군의 경계태세를 점검했다. 북한 경비정은 해군의 수차례 경고에도 NLL을 넘어 내려오다가 해군이 구경 76㎜ 함포로 5발 경고사격하자 20분 만에 되돌아갔다. 북한군이 서해 NLL을 넘어온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군은 북한이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 실험이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대남 도발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선제적이고 공세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대북 확성기 방송 수단을 추가로 투입하고 운용시간도 늘려 심리전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순진 합참의장은 7일 긴급 전군 작전지휘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은 예상치 못한 시기, 장소, 수단, 방법으로 접적 지역과 서북도서, 후방 지역에서 전술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 양국은 매년 봄에 하는 키 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연습을 사상 최대 규모로 시행하기로 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