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접합·관절 전문 예손병원 "전문의가 한 분야 집중치료…손 수술 입소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문병원 전성시대 (3) 부천 정형외과 전문 예손병원
김진호 대표원장
정형외과 의사 14명…대학병원 2배
점심시간·한밤중에도 수술 가능
김진호 대표원장
정형외과 의사 14명…대학병원 2배
점심시간·한밤중에도 수술 가능

병원 주변에 공장이 많았다. 하지만 환자가 늘지 않았다. 문을 닫아야 하나 싶을 때 기회가 왔다. 그해 6월 세계수부외과학회가 열렸다. 대학병원 의사들이 모두 학회로 떠났다. 이들이 떠나며 “손 다친 환자가 오면 예손정형외과로 보내라”고 했다. 1주일 동안 눈코 뜰 새 없이 수술했다. 이듬해 11월 58병상 규모였던 예손정형외과의원은 128병상 규모의 예손병원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7월에는 장소를 옮겨 193병상 규모의 병원 문을 열었다.
두 명으로 시작한 의사는 10년 만에 20명으로 늘었다. 오는 3월 의사 두 명이 더 보강된다. 병원은 커졌지만 개원 당시 세웠던 원칙은 그대로다. 김 대표원장은 “예손병원은 환자가 오면 언제든 수술받을 수 있는 병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형외과 질환하면 정답으로 치료하는 정형외과 전문병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손병원은 수지접합과 관절 두 가지 분야에서 인정받은 전문병원이다. 수부(손) 족부(발) 관절 척추센터 의사가 맡은 분야만 치료한다. 이를 위해 근무하는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의사만 14명이다. 대학병원 인력의 두 배 수준이다. 김 대표원장은 “병원 운영을 위해 필요한 숫자”라며 “의사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면 환자에게 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분야 의사는 고집스럽게 한 분야만 치료한다. 그러다 보니 환자가 몰렸다. 2005년 하루 평균 외래환자가 10명이었다. 지금은 800명(월요일 기준)이 병원을 찾는다. 김 대표원장은 “외래 환자가 1000명 정도로 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무리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환자가 갑자기 늘면 만족도가 낮아지고 의료 질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손병원에는 점심시간이 없다. 진료실은 물론 물리치료실, 영상촬영실에서도 환자에게 “점심시간이니 기다리세요”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매일 밤 정형외과 의사가 병원에서 잠을 잔다. 입원비를 벌기 위한 단순 교통사고 환자도 받지 않는다. 응급 환자가 언제든 병원을 찾아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여유 자금이 생기면 시설에 투자했다. 김 대표원장은 “우리 병원에 오는 환자가 좋은 환경에서 수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고의 홍보”라고 했다.
그 결과 한 번 온 환자들은 병원을 계속 찾았다. 지난해 이전 병원과 1.5㎞ 떨어진 곳으로 병원을 옮겼지만 환자 수는 변하지 않았다. 근무하고 싶어하는 의사도 많다. “제대로 된 시스템에서 수술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의사가 줄을 잇고 있다.
김 대표원장은 “정형외과 의사가 평생 즐겁게 일하면서 많은 의학적 업적을 쌓는 병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정형외과 질환의 기준이 되는 병원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부천=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