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접합·관절 전문 예손병원 "전문의가 한 분야 집중치료…손 수술 입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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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병원 전성시대 (3) 부천 정형외과 전문 예손병원
김진호 대표원장
정형외과 의사 14명…대학병원 2배
점심시간·한밤중에도 수술 가능
김진호 대표원장
정형외과 의사 14명…대학병원 2배
점심시간·한밤중에도 수술 가능
더 이상 대학병원에 있으면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다른 진료과들 사이에 소통이 잘되지 않아 응급 외상 환자가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하는 것을 본 뒤였다. 손 수술에는 자신 있었다. 밤마다 발품을 팔며 새 병원 자리를 찾았다. 임차료를 아껴 제대로 된 수술실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2005년 1월 김진호 예손병원 대표원장(사진)은 경기 부천에 손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예손정형외과의원 문을 열었다.
병원 주변에 공장이 많았다. 하지만 환자가 늘지 않았다. 문을 닫아야 하나 싶을 때 기회가 왔다. 그해 6월 세계수부외과학회가 열렸다. 대학병원 의사들이 모두 학회로 떠났다. 이들이 떠나며 “손 다친 환자가 오면 예손정형외과로 보내라”고 했다. 1주일 동안 눈코 뜰 새 없이 수술했다. 이듬해 11월 58병상 규모였던 예손정형외과의원은 128병상 규모의 예손병원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7월에는 장소를 옮겨 193병상 규모의 병원 문을 열었다.
예손병원은 수지접합과 관절 두 가지 분야에서 인정받은 전문병원이다. 수부(손) 족부(발) 관절 척추센터 의사가 맡은 분야만 치료한다. 이를 위해 근무하는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의사만 14명이다. 대학병원 인력의 두 배 수준이다. 김 대표원장은 “병원 운영을 위해 필요한 숫자”라며 “의사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면 환자에게 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분야 의사는 고집스럽게 한 분야만 치료한다. 그러다 보니 환자가 몰렸다. 2005년 하루 평균 외래환자가 10명이었다. 지금은 800명(월요일 기준)이 병원을 찾는다. 김 대표원장은 “외래 환자가 1000명 정도로 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무리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환자가 갑자기 늘면 만족도가 낮아지고 의료 질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손병원에는 점심시간이 없다. 진료실은 물론 물리치료실, 영상촬영실에서도 환자에게 “점심시간이니 기다리세요”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매일 밤 정형외과 의사가 병원에서 잠을 잔다. 입원비를 벌기 위한 단순 교통사고 환자도 받지 않는다. 응급 환자가 언제든 병원을 찾아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여유 자금이 생기면 시설에 투자했다. 김 대표원장은 “우리 병원에 오는 환자가 좋은 환경에서 수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고의 홍보”라고 했다.
그 결과 한 번 온 환자들은 병원을 계속 찾았다. 지난해 이전 병원과 1.5㎞ 떨어진 곳으로 병원을 옮겼지만 환자 수는 변하지 않았다. 근무하고 싶어하는 의사도 많다. “제대로 된 시스템에서 수술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의사가 줄을 잇고 있다.
김 대표원장은 “정형외과 의사가 평생 즐겁게 일하면서 많은 의학적 업적을 쌓는 병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정형외과 질환의 기준이 되는 병원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부천=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병원 주변에 공장이 많았다. 하지만 환자가 늘지 않았다. 문을 닫아야 하나 싶을 때 기회가 왔다. 그해 6월 세계수부외과학회가 열렸다. 대학병원 의사들이 모두 학회로 떠났다. 이들이 떠나며 “손 다친 환자가 오면 예손정형외과로 보내라”고 했다. 1주일 동안 눈코 뜰 새 없이 수술했다. 이듬해 11월 58병상 규모였던 예손정형외과의원은 128병상 규모의 예손병원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7월에는 장소를 옮겨 193병상 규모의 병원 문을 열었다.
두 명으로 시작한 의사는 10년 만에 20명으로 늘었다. 오는 3월 의사 두 명이 더 보강된다. 병원은 커졌지만 개원 당시 세웠던 원칙은 그대로다. 김 대표원장은 “예손병원은 환자가 오면 언제든 수술받을 수 있는 병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형외과 질환하면 정답으로 치료하는 정형외과 전문병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손병원은 수지접합과 관절 두 가지 분야에서 인정받은 전문병원이다. 수부(손) 족부(발) 관절 척추센터 의사가 맡은 분야만 치료한다. 이를 위해 근무하는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의사만 14명이다. 대학병원 인력의 두 배 수준이다. 김 대표원장은 “병원 운영을 위해 필요한 숫자”라며 “의사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면 환자에게 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분야 의사는 고집스럽게 한 분야만 치료한다. 그러다 보니 환자가 몰렸다. 2005년 하루 평균 외래환자가 10명이었다. 지금은 800명(월요일 기준)이 병원을 찾는다. 김 대표원장은 “외래 환자가 1000명 정도로 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무리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환자가 갑자기 늘면 만족도가 낮아지고 의료 질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유 자금이 생기면 시설에 투자했다. 김 대표원장은 “우리 병원에 오는 환자가 좋은 환경에서 수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고의 홍보”라고 했다.
그 결과 한 번 온 환자들은 병원을 계속 찾았다. 지난해 이전 병원과 1.5㎞ 떨어진 곳으로 병원을 옮겼지만 환자 수는 변하지 않았다. 근무하고 싶어하는 의사도 많다. “제대로 된 시스템에서 수술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의사가 줄을 잇고 있다.
부천=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