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주가가 반년 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이어 시내면세점에 대한 경쟁 우려가 더해지면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만원대로 시작한 하나투어 주가는 7월 10일 시내면세점에 선정된 후 18만7500원(7월 22일)까지 치솟았다.

시내면세점에 선정되면서 고점을 찍은 하나투어 주가는 메르스 사태의 장기화, 시내면세점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면서 면세점 특허 획득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증권업계는 하나투어의 면세점 위험이 단기적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사업에 대한 진입 초기 적자를 피하기 어려운데다 경쟁도 당초 예상보다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내 면세점 경쟁 심화와 오픈 일정 지연으로 불안감이 높아졌다”며 “단기적인 눈높이 하향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도 “환율이 오르고 메르스에 이어 지카바이러스가 확산되는 등 대외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며 “면세점 역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4분기에도 공항면세점 운영 시작과 함께 적자가 발생하며 부진한 실적을 냈다.

김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SM면세점 공항점이 운영을 시작하면서 30억원 수준의 적자가 발생했다”며 “1월 서울시내면세점 오픈에 따라 단기 실적은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항점이 11월부터 영업을 개시해 102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것”이라며 “영업손실은 44억원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면세점이 하나투어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특히 하나투어가 가진 국내·해외 여행시장에서의 노하우가 면세점과 시너지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김진성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국내와 해외, 면세점으로 이어지는 시너지 창출이 유효하다”며 “2분기에는 신규호텔 오픈과 중국 알리트립 입점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사업이 신규 사업이니만큼 인건비, 임대료, 마케팅 비용 규모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도 “여행산업은 외부 요인에 민감하지만 반대로 회복기에도 주가 성장세가 빠르다”고 말했다.

권윤구 연구원 역시 “면세점 사업은 국내 여행, 호텔과의 시너지를 통해 향후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부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장기 성장성은 있지만 면세사업이 단기적인 실적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14만원으로 대폭 하향했고 한국투자증권도 16만5000원에서 14만5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