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함께 모여 명절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다면 고궁·박물관만 한 곳이 없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궁과 종묘, 조선 왕릉, 국공립박물관 등은 설 연휴를 맞아 관람객에게 문을 활짝 연다.

문화재청은 설 연휴 기간(6~10일)에 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 유적기관 등을 휴무일 없이 운영하고, 설날 당일인 8일엔 무료 개방(창덕궁 후원 제외)한다. 평소 예약제로 운영되는 종묘도 설 연휴 기간에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고궁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설맞이 문화행사가 다채롭게 열린다. 경복궁 함화당과 집경당에서는 7~9일 전각 아궁이에 불을 피워 온돌을 체험하고, 어르신께 세배를 드리며 덕담을 나누는 ‘온돌방 체험 및 세배드리기 행사’가 열린다. 덕수궁과 영릉(세종대왕유적관리소, 경기 여주시), 현충사(충남 아산시), 칠백의총(충남 금산군)에서는 제기차기, 윷놀이, 투호 등 전통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전국 12개 국립 박물관에서는 연휴 기간 내내 전통공연과 민속놀이 체험, 가족영화 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관람객에게 제공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설날인 8일 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여성농악단 연희단팔산대의 ‘소문만복래’를 공연한다. 연희단팔산대는 2012년 영국 템스 축제에서 초청 공연을 펼치고 이탈리아 피렌체에서도 공연해 호평받았다. 9일에는 ‘해금과 기타가 함께하는 설 특별공연’, 10일에는 큐레이터가 들려주는 ‘국립중앙박물관 보물이야기’가 준비돼 있다. 상설 전시관 1층 테마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강진 사당리 고려청자전’도 가족이 함께 감상하기 좋은 전시다.
경주박물관은 ‘전통놀이 체험과 버블쇼’, 광주박물관은 ‘부적 찍기 체험’, 전주박물관은 ‘설-대보름맞이 작은 문화 축전’, 부여박물관은 ‘가훈 써주기’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공주박물관에선 ‘사물놀이 체험’, 진주박물관에선 ‘십이지신 탁본 체험’, 청주박물관에선 ‘전통놀이 체험’, 대구박물관에선 ‘공예체험과 민속공연’, 김해박물관에선 ‘제주떡 만들기’, 춘천박물관에선 ‘강원서학회와 함께하는 입춘첩 쓰기’, 나주박물관에선 ‘전통민속놀이’를 진행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6~10일 ‘설 한마당’을 연다. 원숭이해를 맞아 원숭이와 관련한 민속 체험을 비롯해 민속놀이, 특별 공연 등 각종 세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별도 신청 없이 현장에서 참여할 수 있다. 원숭이띠 관람객에게는 선착순으로 쪽윷이 담긴 복주머니를 나눠준다. 새해를 맞아 운수를 점쳐보는 윷점과 토정비결 보기는 국립민속박물관 설 행사 중 가장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도 설빔 입기, 한국과 일본의 명절 음식 먹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행사 기간에 다양한 공연도 열린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국 각지 공연단이 모여 새해를 여는 공연을 펼친다. 6일 경기도당굿을 시작으로 7일에는 전라도 걸립농악으로 유명한 ‘필봉농악(중요무형문화재 제11-마호)’과 원숭이탈이 등장하는 ‘봉산탈춤(중요무형문화재 제17호)’이 열린다. 8일에는 경상우도 걸립농악인 ‘경상도 진주·삼천포 농악(중요무형문화재 제11-가호)’과 ‘전통 예술단 호연’의 공연이 준비됐다. 설 다음날인 9일에는 경기 남부지방 농악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경기도 오산외미걸립농악’과 ‘양주별산대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2호)’가 펼쳐진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어린이박물관에서는 어린이들이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설 세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촌댁’에선 아이들이 조상들께 차례를 올리고, 부모에게 세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민속놀이 마당에선 ‘설 놀이 탐험대’와 ‘윷놀이 대회’ 등 여러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의 설 풍속을 알아볼 수 있는 행사도 열린다. 자세한 행사 일정은 박물관 홈페이지(www.nf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부 행사엔 1000~5000원의 참가비를 받는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