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숨 돌린 힐러리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오른쪽)이 1일(현지시간) 디모인의 드레이크대에서 열린 경선 승리 축하모임에서 남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왼쪽), 딸 첼시(가운데)와 함께 박수치고 있다. 디모인AP연합뉴스
< 한숨 돌린 힐러리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오른쪽)이 1일(현지시간) 디모인의 드레이크대에서 열린 경선 승리 축하모임에서 남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왼쪽), 딸 첼시(가운데)와 함께 박수치고 있다. 디모인AP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끝난 뒤 연설에서 “믿을 수 없는 밤이고, 믿을 수 없는 명예”라고 말했다. 치열한 접전이었고 그만큼 애가 탔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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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 코커스에서는 52명의 대의원을 득표 비례로 배정받기 때문에 1등과 2등에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상징성이 크다. 2008년 대선 후보 경선 때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 당시 상원의원에게 아이오와에서 패배하며 백악관행 티켓을 놓쳤다. 이번엔 어떻게 해서든 이겨야 하는 게임이었다. 클린턴은 이날 0.4%포인트 차로 신승을 거두며 일단 2008년 악몽을 떨쳐버릴 수 있게 됐다.

클린턴은 오는 9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승리하면 대선 경선의 승세를 잡을 수 있게 된다. 클린턴은 당내 전국 지지율 51.6%로 샌더스를 14%포인트 이상 격차로 앞서고 있다. 여성과 소수인종, 고령자층 지지율이 샌더스를 압도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
버니 샌더스
뉴햄프셔에서는 샌더스에 61% 대 30%로 지고 있다. 아이오와에서 아슬아슬하게 승리했지만 언제든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일단 뉴햄프셔 고지만 넘으면 대권 티켓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 번째 경선지인 네바다에서는 투표자의 15%가 흑인, 히스패닉이 15%다. 네 번째 경선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55%가 흑인이다. 클린턴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악재가 적지 않다. 국무부는 지난달 29일 그가 국무장관 재직 시절 사용한 개인 이메일 서버에서 발견한 22건이 ‘극비’를 넘어서는 수준의 ‘특별 접근 프로그램(SAP)’ 관련 정보라고 발표했다.

일각에선 그의 기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샌더스가 궁지에 몰리면 얼마든지 이 문제로 그의 신뢰 문제를 물고 늘어질 수 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오늘 밤의 결과는 사실상 동률”이라며 “아이오와 주민들이 기성 정치권과 기성 경제(제도), 그리고 기성 언론에 매우 의미 깊은 메시지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디모인=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