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택 중기중앙회장 "25년 사업했지만 올해처럼 막막한 적 없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사진)은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계 재계 학계 국민대표가 모두 참여하는 범국민위원회를 구성해 시급한 경제 현안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조만간 이를 국회에 공식 제안할 계획이다.

스웨덴이 국민대타협위원회를 만들어 연금을 개혁하고, 독일도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위원회에서 결정한 것처럼 긴급한 현안을 다룰 위원회를 꾸리자는 것이다. 위원회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노동개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등의 문제를 논의하자는 주장이다.

실현이 쉽지 않을 것 같은 ‘위원회 제안’에 대해 박 회장은 “답답해서 이 얘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정위원회가 있지만 거기에 참여하는 노조가 근로자 전체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합의가 돼도 국회 입법과정에서는 다른 얘기가 나오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해 당사자 간 합의로는 어떤 현안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경제 여건은 그를 더 답답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25년 이상 사업을 했지만 올해처럼 출구가 안 보인 적은 없었다”며 “수출 내수 환율 등 어느 것 하나 긍정적인 변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도 모든 세력이 자기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하고 있어 해결책을 제시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중소기업과 직접적 연관성이 높지 않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입법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했다.

그는 “대기업 중소기업의 유불리를 따지기보다 청년 고용을 늘리고, 과잉 투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개혁 관련법과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은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의 미래와 국가 경제가 관련된 일이 중소기업과 관련 없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중소기업중앙회가 해야 할 사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박 회장은 “중소기업 공동 브랜드를 개발하겠다”고 했다. 중소기업들이 공동 브랜드를 통해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게끔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홈앤쇼핑 등과 협력해 내년 시범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글로벌화 지원 특별법’ 제정에도 나서기로 했다. 정체된 수출의 활로를 중소기업들이 찾을 수 있게 흩어져 있는 수출지원 정책을 통합 관리하고, 효율적 지원을 위해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 밖에 이케아 등 전문점과 대형마트가 들어서 있는 아울렛에 대한 영업규제도 정부에 촉구하기로 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