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단에 올라선 대학생 창업가들에게 질타성 질문이 이어졌다. “시장 수요 조사가 부족합니다.” “잘못하면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어떻게 할 겁니까.” 이 같은 질문에 답하는 시간은 단 10분. ‘파이팅’을 외치고 오른 발표자의 얼굴은 금세 얼어붙었다.

29일 서울대 신공학관에서 열린 ‘2016 S.M.A.R.T 창업경진대회’ 현장 모습이다. 대학산업기술지원단과 서울대 글로벌사회공헌단이 공동 주최한 이날 대회에는 전국 대학에서 55개팀 200여명의 대학생이 참가했다.

각 팀은 5분간 자신들의 창업 아이템을 발표했다. 이어 심사위원들과의 질의·응답이 5분간 이어졌다. 10분 내에 창업 아이디어와 제품을 설명하고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참가자 사이에 탄성이 나오는 좋은 아이템도 많았다. 이날 은상을 받은 서울대 창업팀 ‘송가네놀이터’의 ‘형상기억합금 기술을 활용한 유연로봇 완구제품’이 대표적이다. 원래 형상대로 돌아가려는 성질의 합금을 이용해 만든 거북 로봇은 관절 없이도 전기배터리로 물 위를 움직였다. 송가네놀이터의 송성혁 씨(30)는 “심사위원들의 질문을 받으며 시장 요구 수준이 생각했던 것보다 높다는 점을 알았다”고 말했다.

대회가 오전 10시부터 진행되면서 지방에 있는 대학생들은 밤을 새워 서울로 올라왔다. 커피전문점 등에서 쓰이는 진동벨을 대체할 스마트 진동벨을 창업 아이템으로 갖고 온 경남대 창업팀 NFC의 조민지 씨(22)는 마산에서 오전 1시 버스를 타고 서울에 왔다.

이날 대상 수상의 영광은 ‘청각장애인과의 의사 소통에 필요한 텍스트나 영상을 눈앞에 보여주는 스마트 안경’을 선보인 서울대 ‘마이크로미러’팀(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과 ‘개발도상국 수상가옥 주민들을 위한 잠수형 가정용 정수처리장치’를 개발한 서울대 ‘선물’팀(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에 돌아갔다. ‘마이크로미러’의 하정훈 씨(25)는 “청각장애인을 돕는 스마트안경을 만들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더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