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한경닷컴] 다큐뉴스로 보는 중림시장 '모닥불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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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의 애환…5분 영상에 담아
상인들의 애환…5분 영상에 담아
한경닷컴 뉴스랩의 단편 다큐멘터리 영상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뉴스랩의 모바일 특화 뉴스 브랜드 뉴스래빗(NewsLab-it)은 5분15초 분량의 ‘아흔살 모닥불 인생…사그라지는 서울 중림시장’ 영상을 지난 28일 공개했다.
뉴스래빗은 지난 1주일간 새벽 4시 무렵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앞 중림시장 일대를 취재했다. 지난 수십년간 매일 새벽 보도 위에 난전을 펼쳐온 ‘억척빼기’ 상인들의 삶과 애환을 감성 영상 시리즈인 ‘화양연화’(花樣年華:가장 행복했던 인생의 순간)에 담았다. 올해로 창간 51년을 맞은 한국경제신문과 함께 숨 쉬어온 중림시장의 역사 기록이다. 중림시장은 서울역 일대 종합발전 계획에 따른 재개발로 철거될 운명이다.
중림시장 상인들은 보통 새벽 3시부터 9시까지 5~6시간 동안 좌판을 깐다. 출근 시간인 오전 9시가 지나면 주차단속 등이 시작된다. 상인들은 대부분 장사를 접고 보도를 비운다. 그래서 서울시민도 새벽에만 여는 중림시장을 잘 알지 못한다. 수백년 역사를 지닌 서울 대표 난전의 마지막 후손 격인 이곳이 재개발로 사라진다는 걸 아는 시민도 드물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한파로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아래로 곤두박질친 20일 새벽에도 상인들은 어김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현재 중림시장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상인은 50여명. 대부분 2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다.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가 곳곳에 요란했다. 매해 겪는 추위지만 늘 적응하기 힘들다고 상인들은 털어놨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널빤지나 지푸라기를 모아 모닥불을 피웠다. 뉴스래빗은 이 모닥불을 중림시장의 대표 이미지로 잡았다. 어둑어둑한 새벽녘 현장의 흑백톤과 붉게 타오르는 모닥불의 색감 대비를 극대화해 편집했다. 칼바람 속에서 밥숟갈을 뜨며 모닥불처럼 묵묵히 세월을 불태운 상인들과 사라질 위기에 놓인 시장의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중림시장의 나이는 정확하지 않다. 모태인 서소문 밖 칠패(七牌)시장이 조선시대부터 종로의 종루(鐘樓), 동대문의 이현(梨峴·배오개)과 더불어 한양의 3대 시장이었을 만큼 그 역사가 깊다. 교통 요충지인 숭례문 바로 앞이라 마포나 서강 등에서 올라온 싱싱한 어물과 곡물이 늘 서민을 반겼다.
일제강점기인 1927년 경성수산시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자료로만 추산해도 아흔살 나이. 1972년에는 도심 미관을 이유로 노량진과 가락시장으로 어물과 채소가 대거 옮겨갔다. 지금은 시장거리가 100m도 채 남지 않았다. 이마저도 철거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정식 전통시장으로 인정받지 못한 중림시장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상인은 “힘들어도 자식들 잘될 생각에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여기서 번 돈으로 자식 셋 모두가 대학을 마쳤다. 부모의 의무라고 믿고 버틴 40년 세월. 그는 “지금은 시장이 완전히 죽었어”라며 무덤덤하게 세월의 무심함을 곱씹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영상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김민성 한경닷컴 뉴스랩팀장 mean@hankyung.com
뉴스래빗은 지난 1주일간 새벽 4시 무렵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앞 중림시장 일대를 취재했다. 지난 수십년간 매일 새벽 보도 위에 난전을 펼쳐온 ‘억척빼기’ 상인들의 삶과 애환을 감성 영상 시리즈인 ‘화양연화’(花樣年華:가장 행복했던 인생의 순간)에 담았다. 올해로 창간 51년을 맞은 한국경제신문과 함께 숨 쉬어온 중림시장의 역사 기록이다. 중림시장은 서울역 일대 종합발전 계획에 따른 재개발로 철거될 운명이다.
중림시장 상인들은 보통 새벽 3시부터 9시까지 5~6시간 동안 좌판을 깐다. 출근 시간인 오전 9시가 지나면 주차단속 등이 시작된다. 상인들은 대부분 장사를 접고 보도를 비운다. 그래서 서울시민도 새벽에만 여는 중림시장을 잘 알지 못한다. 수백년 역사를 지닌 서울 대표 난전의 마지막 후손 격인 이곳이 재개발로 사라진다는 걸 아는 시민도 드물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한파로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아래로 곤두박질친 20일 새벽에도 상인들은 어김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현재 중림시장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상인은 50여명. 대부분 2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다.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가 곳곳에 요란했다. 매해 겪는 추위지만 늘 적응하기 힘들다고 상인들은 털어놨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널빤지나 지푸라기를 모아 모닥불을 피웠다. 뉴스래빗은 이 모닥불을 중림시장의 대표 이미지로 잡았다. 어둑어둑한 새벽녘 현장의 흑백톤과 붉게 타오르는 모닥불의 색감 대비를 극대화해 편집했다. 칼바람 속에서 밥숟갈을 뜨며 모닥불처럼 묵묵히 세월을 불태운 상인들과 사라질 위기에 놓인 시장의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중림시장의 나이는 정확하지 않다. 모태인 서소문 밖 칠패(七牌)시장이 조선시대부터 종로의 종루(鐘樓), 동대문의 이현(梨峴·배오개)과 더불어 한양의 3대 시장이었을 만큼 그 역사가 깊다. 교통 요충지인 숭례문 바로 앞이라 마포나 서강 등에서 올라온 싱싱한 어물과 곡물이 늘 서민을 반겼다.
일제강점기인 1927년 경성수산시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자료로만 추산해도 아흔살 나이. 1972년에는 도심 미관을 이유로 노량진과 가락시장으로 어물과 채소가 대거 옮겨갔다. 지금은 시장거리가 100m도 채 남지 않았다. 이마저도 철거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정식 전통시장으로 인정받지 못한 중림시장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상인은 “힘들어도 자식들 잘될 생각에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여기서 번 돈으로 자식 셋 모두가 대학을 마쳤다. 부모의 의무라고 믿고 버틴 40년 세월. 그는 “지금은 시장이 완전히 죽었어”라며 무덤덤하게 세월의 무심함을 곱씹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영상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김민성 한경닷컴 뉴스랩팀장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