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부정부패 사건을 수사할 부패범죄특별수사단(특수단)이 27일 출범한다. 특수단은 오는 4월 총선이 끝나는 대로 대형 사건 수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는 2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중요 사건 수사를 위해 특수단을 대검찰청 반부패부 산하에 설치하겠다”며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전국 단위의 대형 부정비리 사건 수사를 전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검 중앙수사부가 없어지면서 생긴 특수수사 공백을 특수단 설치로 메우겠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공공분야의 구조적 적폐 및 국가재정 건전성을 저해하는 고질적 부조리 등을 엄정하게 수사해 세금 낭비를 방지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수단장은 김기동 검사장(사법연수원 21기)이, 주영환 부장검사(27기)와 한동훈 부장검사(27기)가 각각 1·2팀장을 맡는다. 김 검사장은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장을 지낸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주 부장검사는 ‘성완종 게이트’ 사건을, 한 부장검사는 현대자동차 횡령·배임 사건을 수사한 경험이 있다. 이주형 부부장검사(30기)와 정희도 부부장검사(31기)가 각각 1·2팀의 부팀장을 맡는다. 평검사는 팀별로 세 명이다. 수사관 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10여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 상주 인원만 수사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특수단은 대형 수사가 시작되면 전국 검찰청에서 인력을 차출했다가 끝나면 돌려보내는 태스크포스(TF) 형식으로 운영된다. 한 검사장은 “사건이 있으면 일시적으로 인원이 100여명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 수뇌부는 이미 수사 대상에 대해 대략적인 윤곽을 잡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사 출신 A변호사는 “검찰총장이 바뀐 직후에는 검찰이 대형 사건을 의욕적으로 수사하는 경향이 있다”며 “중수부 부활이라는 비판 속에 특수단을 설치한 것은 수사 대상을 여럿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특수단 출범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부정부패 척결과 맥이 닿아있다는 점에서 정권 차원의 사정 강화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수단이 공개적으로 첫 수사에 나서는 시기는 4월 총선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출범 뒤 자료 분석 등 기초작업에 한두 달 정도가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검사 출신인 B변호사는 “정치중립성 시비에 휘말렸던 중수부와 닮았다는 소리를 듣는 만큼 특수단은 이런 논란을 최대한 피하려 할 것”이라며 “선거 직후에 대형 사건 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병훈 / 고윤상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