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고 직접 인화…수묵화 같은 사진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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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진미술관, 매그넘 회원 65명의 작품 70여점 소개
공근혜갤러리는 사말라티, 사비나는 주도양 개인전 열어
공근혜갤러리는 사말라티, 사비나는 주도양 개인전 열어
대상을 찍은 뒤 암실에서 인화한 아날로그 사진들이 서울 도심 미술관에서 관람객을 맞고 있다. 세계적인 프랑스 사진작가 카르티에 브레송을 비롯해 미국의 데이비드 세이무어, 핀란드 사진작가 펜티 사말라티, 국내 40대 작가에 이르기까지 동시대 최고의 아날로그 사진작가 작품 전시회가 그것이다. 표현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인간에 관한 예리한 성찰로 따스한 감성을 전해준다.
◆브레송 등 거장들이 잡아낸 풍경
세계적인 보도사진작가 단체 ‘매그넘 포토스’의 아날로그 방식의 명작 사진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보여주는 전시회가 서울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4월16일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회 주제는 ‘콘택트 시트(contact sheet·밀착인화지)’. 한 롤의 필름을 빛을 통해 직접 인화하거나 여러 장의 네거티브 필름을 순서대로 인화한 밀착인화지 70여점을 보여준다.
에펠탑에서 페인트칠하는 노동자의 아슬아슬한 순간을 잡아낸 프랑스 마크 리부의 작품, 스페인 내전 때 폐허의 도시 세비야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포착한 앙리 브레송의 작품,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찍은 카파의 보도사진, 9·11테러 사건을 렌즈에 담아낸 횝커의 작품 등이 눈길을 끈다. 매그넘 회원들이 찍은 맬컴 엑스, 마일스 데이비스, 비틀스 등 유명인의 초상도 있다. 벽 한 면을 가득 채울 만큼 큰 컬러 사진이 주를 이루는 요즘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담긴 사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02)418-1315
◆수묵화 같은 아기자기한 풍경
핀란드의 대표적인 사진작가 펜티 사말라티(65)가 40여년 동안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자연과 동물의 생기 넘치는 순간을 잡아낸 흑백 사진은 다음달 28일까지 서울 팔판동 공근혜갤러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사말라티는 그동안 멋진 장소를 발견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 때까지 기다려 대상을 포착한 뒤 암실에서 혼자 인화하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여기 그리고 저 멀리(Here far away)’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스칸디나비아부터 시베리아, 일본, 인도, 네팔, 모로코, 터키, 영국, 남아프리카까지 여행하며 찍은 소품 70여점을 걸었다. 사말라티 사진은 주로 개를 비롯해 새, 토끼, 고양이 등 작은 동물들을 풍경과 함께 담아낸 게 특징이다. 소 등 위에서 자는 강아지, 보드카를 배달하는 개, 부러진 나무에 앉은 새 등을 잡아낸 풍경들은 마치 수묵화처럼 거침없는 에너지를 뿜어낸다. (02)738-7776
◆곤충의 눈에 비친 제주 풍경
볼록 사진으로 유명한 젊은 작가 주도양 씨(41)가 핀홀 카메라(여러 개의 바늘구멍으로 이뤄진 초창기 사진기)를 제작해 찍은 아날로그 사진도 놓칠 수 없다.
동국대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한 주씨는 3월18일까지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곤충의 눈에 비친 제주 풍경 사진을 보여준다. 주씨는 나무를 재단해 조립하거나 원통형 알루미늄 캔에 구멍을 뚫어 몸체를 만든 뒤 필름을 넣었다. 이렇게 완성한 카메라를 들고 곤충학자의 조언을 받아 사진을 찍고 검프린트(태양을 활용한 인화기법) 방식으로 출력했다. 작품 옆에는 사진을 찍은 날짜와 장소, 서식할 것으로 추정되는 곤충 정보 등을 기록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핀홀 카메라 제작 설계도면과 검프린트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드로잉도 만날 수 있다. (02)736-4371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브레송 등 거장들이 잡아낸 풍경
세계적인 보도사진작가 단체 ‘매그넘 포토스’의 아날로그 방식의 명작 사진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보여주는 전시회가 서울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4월16일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회 주제는 ‘콘택트 시트(contact sheet·밀착인화지)’. 한 롤의 필름을 빛을 통해 직접 인화하거나 여러 장의 네거티브 필름을 순서대로 인화한 밀착인화지 70여점을 보여준다.
에펠탑에서 페인트칠하는 노동자의 아슬아슬한 순간을 잡아낸 프랑스 마크 리부의 작품, 스페인 내전 때 폐허의 도시 세비야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포착한 앙리 브레송의 작품,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찍은 카파의 보도사진, 9·11테러 사건을 렌즈에 담아낸 횝커의 작품 등이 눈길을 끈다. 매그넘 회원들이 찍은 맬컴 엑스, 마일스 데이비스, 비틀스 등 유명인의 초상도 있다. 벽 한 면을 가득 채울 만큼 큰 컬러 사진이 주를 이루는 요즘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담긴 사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02)418-1315
◆수묵화 같은 아기자기한 풍경
핀란드의 대표적인 사진작가 펜티 사말라티(65)가 40여년 동안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자연과 동물의 생기 넘치는 순간을 잡아낸 흑백 사진은 다음달 28일까지 서울 팔판동 공근혜갤러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사말라티는 그동안 멋진 장소를 발견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 때까지 기다려 대상을 포착한 뒤 암실에서 혼자 인화하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여기 그리고 저 멀리(Here far away)’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스칸디나비아부터 시베리아, 일본, 인도, 네팔, 모로코, 터키, 영국, 남아프리카까지 여행하며 찍은 소품 70여점을 걸었다. 사말라티 사진은 주로 개를 비롯해 새, 토끼, 고양이 등 작은 동물들을 풍경과 함께 담아낸 게 특징이다. 소 등 위에서 자는 강아지, 보드카를 배달하는 개, 부러진 나무에 앉은 새 등을 잡아낸 풍경들은 마치 수묵화처럼 거침없는 에너지를 뿜어낸다. (02)738-7776
◆곤충의 눈에 비친 제주 풍경
볼록 사진으로 유명한 젊은 작가 주도양 씨(41)가 핀홀 카메라(여러 개의 바늘구멍으로 이뤄진 초창기 사진기)를 제작해 찍은 아날로그 사진도 놓칠 수 없다.
동국대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한 주씨는 3월18일까지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곤충의 눈에 비친 제주 풍경 사진을 보여준다. 주씨는 나무를 재단해 조립하거나 원통형 알루미늄 캔에 구멍을 뚫어 몸체를 만든 뒤 필름을 넣었다. 이렇게 완성한 카메라를 들고 곤충학자의 조언을 받아 사진을 찍고 검프린트(태양을 활용한 인화기법) 방식으로 출력했다. 작품 옆에는 사진을 찍은 날짜와 장소, 서식할 것으로 추정되는 곤충 정보 등을 기록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핀홀 카메라 제작 설계도면과 검프린트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드로잉도 만날 수 있다. (02)736-4371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