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와 15개 프로젝트 계약 체결…중동 평화·팔' 정치적 지지 뜻 밝혀
룩소르 신전에서 양국 문화 교류 강화도


중동 핵심 3개국을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1일(현지시간) 이집트와 18조원대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지지 발언을 하는 등 중동에서 경제적 영향력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 주석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날 인구 8천500만명의 이집트 수도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정상 회담을 하고 양국 간 경제 협력에 관한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 장면은 이집트 국영TV로 생중계됐다.

시 주석은 엘시시 대통령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측은 주로 전력과 수송, 인프라 분야에서 15개 프로젝트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전체 투자는 150억 달러(약 18조2천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며 "이는 이집트 경제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엘시시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두 나라 간 협력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결정에서의 최고 증거"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 장면을 직접 지켜보기도 했다.

두 정상이 이날 체결한 계약 분야는 전력과 교통, 농업, 민간 항공, 주택, 에너지, 기술, 문화 등 다양하며 양국은 모두 21개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집트 최대 일간 알흐람은 전했다.

두 정상은 또 중국이 이집트 중앙은행에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 상당의 차관을 제공하는 안에도 합의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중국과 이집트 양국이 '일대일로' 계획에서 핵심 역할을 하자고 제안하고 이집트의 신행정수도 건설과 수에즈운하 프로젝트 등 대규모 사업에 중국이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 회담을 마친 시 주석은 카이로에 있는 아랍연맹 본부에도 들러 중국의 중동 정책 등을 주제로 연설했다.

특히 시 주석은 이 연설에서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전의 국경선에 기반을 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지지하며 "팔레스타인 문제는 내버려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중동의 평화로운 이행 과정과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지지한다"며 팔레스타인을 위해 5천만 위안(약 92억원)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시 주석은 이집트에 대한 정치적 지지 발언도 했다.

시 주석은 이집트 방문 시점에 맞춰 알아흐람에 보낸 기고문에서 "이집트가 외부 개입 없이 국정을 운영하는 것과 안정을 유지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이집트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 글에서 중국은 이집트가 중동과 국제사회에서 활발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지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저녁에는 이집트의 유명 관광지이자 고대 유적지인 룩소르 신전을 방문하고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 행사에 참석했다.

룩소르에서는 시 주석의 방문을 축하하는 문화 행사와 함께 양국 예술가가 제작한 500여점의 작품 전시회, 음악회 등도 열렸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중국인들에게 룩소르 신전을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현지 언론은 기대했다.

이집트에 오기 전 이틀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시 주석은 카이로와 룩소르 일정을 마치고 나서 이란으로 향한다.

시 주석은 오는 23일 중동 순방을 모두 끝내고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