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대처 따라하는 시진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사진 왼쪽)과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오른쪽)를 따라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 주석이 신자유주의로 알려진 레이건 전 대통령과 대처 전 총리에게서 중국 경제의 공급 측면(기업부문)을 개혁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대표적인 예로 감세와 규제 완화 추진을 꼽았다.

FT는 중국 정부가 시장 수요와 공급 사이에 불일치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이 같은 기업 친화적 정책을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 들어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고 해외 교류가 늘어나면서 중국 중산층의 눈높이가 한껏 높아졌는데,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아직 ‘싸구려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FT는 교육이나 헬스케어 서비스 등에서 이 같은 ‘눈높이 격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해외에서 쓴 돈은 1조1000억위안(약 202조원)에 이른다. 일본 여행을 가서 욕실용품을 잔뜩 구입하거나 한국에서 화장품을 사오는 식이다.

중국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면 중국 기업들이 선진국 기업처럼 품질 좋은 물건을 생산할 것이고, 이는 소비 진작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논리를 갖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FT는 그러나 한계도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대처 총리가 철도를 민간에 매각한 것과 같은 국유기업 민영화 정책은 쓸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한 관료는 FT에 “우리는 기업에 세금을 더 깎아주고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지만 (영국이 했듯) 민영화를 할 생각은 없다”며 “더 많은 국내외 기업이 시장의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서구식 경제정책을 ‘중국식’으로 변용하는 것은 기업 구조조정에서도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팀 콘든 ING 아시아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T에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한계기업 구조조정은 비용을 일시에 털어내는 ‘서양 스타일’과 공공부문 부채를 늘려 장기에 걸쳐 조금씩 문제를 풀어가는 ‘일본 스타일’의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