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중 제11곡 '봄의 꿈'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는 전체 24곡 중 겨우 세 곡만이 희망을 담고 있다. 희망을 노래한 가장 유명한 곡이 제11곡 ‘봄의 꿈’이다. 실연당한 슬픔 속에 연인의 마을을 떠나 겨울여행길에 접어든 젊은이 앞에 화사한 꽃이 핀 푸르른 들판이 나타나고 즐거운 새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닭이 홰치는 소리에 놀라 깨어보니 그것은 한낱 꿈이었다. 현실의 상황은 춥고 캄캄하며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려올 뿐이다. 다시 길을 떠난 젊은이는 한겨울의 추위와 끝없는 좌절 속에 몇 번이나 죽음을 생각한다.

일장춘몽(一場春夢)일지라도 젊은이가 봄의 꿈을 여러 번 꿨다면 어떻게 됐을까? 적어도 차가운 겨울을 넘기고 따사로운 봄을 맞이했을 것 같다. 어쩌면 새로운 사랑을 맞아들일 준비를 마친 몸과 마음과 함께!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