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 또 파업 예고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대신 일시금을 확대해달라며 한 달여 만에 다시 파업을 벌인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최근 조합원에게 보낸 성명서에서 “2015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 대한 교섭을 20일까지 한 뒤 다시 파업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8~9월 장기간 파업을 벌인 데 이어 지난해 12월17~18일에도 부분파업을 했다. 이 회사 노조는 “그간 쉬면서 조합원들이 경제적·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겼다”며 파업 강행 의지를 전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20일까지 회사 측과 교섭한 뒤 성과가 없으면 21일부터 조별 2시간·4시간 등 부분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3개조가 8시간씩 24시간 근무하는 체제이기 때문에 조별 2시간씩 파업하면 하루 총 6시간 공장이 멈추게 된다.

회사와 노조가 모두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회사 측은 일당 기준 기본급 2950원 인상(4.6% 인상), 2015년 성과 배분, 2016년 임금피크제 시행과 연계한 일시금 3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일시금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특히 일시금 지급 규모에서 견해차가 크다. 노조는 지난해 8월17일부터 39일간 벌인 전면파업으로 발생한 평균 420만원의 임금 손실을 보전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임금 보전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최근 교섭에서 복지기금 출연 확대를 비롯한 추가 제시안을 내놓는 등 교섭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만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깰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8~9월 장기 파업으로 인해 3분기(7~9월) 영업손실 60억원, 순손실 554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가 분기 기준 적자를 본 것은 2009년 4분기(10~12월) 이후 23분기(5년9개월) 만이다. 지난해 파업으로 1500억원 안팎의 매출손실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해 12월17~18일에도 조별 2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노조가 파업 등 강성 투쟁을 지속하면서 금호타이어 지분 42.1%를 보유한 채권단의 매각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파업에 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