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는다.

한진중공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4일 채권단협의회를 연 결과 9개 채권은행 모두 한진중공업의 자율협약에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채권단은 앞으로 한진중공업에 대출상환을 유예해주고 추가자금을 지원한다. 아울러 한진중공업 실사를 진행하고, 오는 4월 말 경영정상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을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자산이 충분하고, 유동성 위기는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해 자율협약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은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서울터미널 토지 및 건물, 인천 북항 부지 등이 매각 대상이다. 보유 부동산을 모두 매각하면 약 2조4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자회사인 대륜E&S를 상장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2014년 이후 총 6621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결국 자율협약을 신청하게 된 만큼 남은 자산 중 팔 수 있는 것은 다 팔겠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자산 매각 외에 인력 구조조정을 주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부산 영도조선소의 생산 규모를 줄이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채권은행이 조선산업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한진중공업도 몸집을 줄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며 “실사 결과에 따라 구조조정 방안 등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7일 운영자금 2000억원이 부족하다며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한진중공업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조6000억원이다. 산업은행(5000억원), 하나은행(2100억원) 등 은행권 채무가 대부분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