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인프라 2대주주로 물러나
서울시는 우면산터널 운영사업자인 우면산인프라웨이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변경 실시협약을 14일 체결했다. 시가 민간사업자와 맺은 MRG를 폐지하는 건 2013년 지하철 9호선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우면산터널이 2004년 1월 개통된 뒤 시 재정으로 지급한 보조금은 479억원에 이른다. 개통 후 터널 통행량이 협약 체결 당시인 2003년 예측했던 교통량의 70% 수준에 그쳐 시가 매년 수십억원을 보전해 준 것이다. 시는 MRG 폐지로 1578억원의 재정을 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행료는 2033년까지 2500원으로 동결된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체감요금은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MRG 대신 통행료 수입 분할관리방식이 새로 도입됐다. 지금까지는 민간사업자가 자체 관리하던 전체 통행료 수입을 민간사업자와 서울시가 나눠 관리하는 방식이다. 저금리 기조를 반영해 투자자 수익률은 연 11.36%에서 5.37%로 낮아진다.
시는 9호선과 마찬가지로 주주 구성도 바꿨다. 우면산인프라웨이 기존 최대 주주는 36%의 지분을 보유한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2대 주주는 서울시 산하 SH공사(25%), 3대 주주는 재향군인회(24%)였다. 이번 주주 변경을 통해 SH공사와 재향군인회가 주주에서 물러나는 대신 흥국생명, 한화손해보험이 새로 참여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분이 15%에서 49%로 확대돼 최대 주주로 올라섰고 맥쿼리인프라는 2대 주주가 됐다.
애초 시는 9호선처럼 맥쿼리인프라를 주주에서 제외하기 위해 사업자 지정을 취소하는 ‘공익처분’ 추진을 검토했다. 민간투자법 47조에 따르면 민간사업자가 공익을 저해할 경우 사업자 지정을 취소하는 공익처분 조치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맥쿼리인프라와 맺은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뒤 몰수하는 것으로 서울시는 파장을 우려해 백지화했다. 시 고위 관계자는 “지하철 9호선과 달리 우면산터널은 맥쿼리인프라에 귀책사유가 전혀 없다”며 “맥쿼리인프라를 비롯한 주주들과 협의를 거쳐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맥쿼리인프라를 비롯한 주주들은 일정 수익을 양보하는 대신 공익처분 등 서울시의 일방적인 행정처분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최소운영수입보장
민간 사업자가 일정금액 이상의 수익을 내지 못했을 때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으로 사업자의 수입을 보장해주는 제도.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