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매니저들은 2015년을 굴욕의 해로 꼽는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지난해 11월 말 기준 49.19%)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펀드라는 금융상품이 개인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가 알아서 자산 배분
펀드의 퇴조를 틈타 최근 새롭게 부상한 상품은 자산 배분과 운용을 전문가가 알아서 해주는 랩어카운트(wrap account·증권사 맞춤형 자산관리 상품)다. 지난해 새로 유입된 자금만 17조5600억원에 달한다. 이 상품을 이용한 투자자는 126만명으로 지난해 10만8000명 정도 늘었다. 증권사 대신 투자자문사에 재테크를 맡기는 투자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 9월 말 기준 170개 국내 투자자문사 설정액은 총 28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74%(1조3000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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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일임형 상품의 강세를 ‘재테크 스트레스’ 때문으로 설명한다. 펀드 매수와 환매 타이밍을 잡기 힘들 정도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복잡해지면서 아예 전문가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랩어카운트는 일상이 바쁘고 따로 재테크 공부를 하기 힘든 투자자에게 최적화된 상품이다. 계약 시점에 운용 방향만 정해주면 나머지는 금융회사가 알아서 한다. 랩이 담고 있는 펀드를 의도적으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전화 한 통이면 포트폴리오 내에 별도로 주문한 펀드가 추가된다.
어느 상품에 어느 정도의 자금을 투입할지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상품 부서 전문가들이 결정한다. 랩어카운트 상품은 본사형과 지점형으로 나뉜다. 본사형에 가입하면 해당 증권사의 전략 배분 원칙을 중심으로 운용된다. 지점형은 자산관리전문가(PB)의 의견이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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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수료는 단점
이 상품의 단점은 과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비싼 수수료다. 2조3024억원의 누적 잔액(지난해 말 기준)으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증권 랩어카운트 ‘팝(POP) UMA’의 일임 수수료는 연 1.8%(B유형)다. 1억원을 투자했다면 1년에 180만원을 별도로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POP UMA(B유형)는 해당하지 않지만 투자 목록에 들어간 상품 수수료를 별도로 내야 하는 랩어카운트도 적지 않다. 랩어카운트가 국내 주식형 펀드를 편입했다면 이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수수료가 추가된다. 펀드를 팔 때 증권사의 몫으로 가져가는 펀드 판매 수수료를 따로 청구해야 하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는 얘기다. 사전에 공지한 랩의 수수료보다 연 1%가량을 더 뗀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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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어카운트는 증권사, PB마다 수익률이 제각각이다. 고객의 입맛에 따라 자산을 다르게 배분하기 때문이다. 랩어카운트의 최소 가입 기간은 대부분 1년이다. 그 전에 해지하면 비싼 환매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몇 년 전까지 랩어카운트는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최소 가입금액이 1억~3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1000만~3000만원 선까지 최소 가입 금액이 낮아졌다. 월 10만~20만원 정도를 펀드처럼 투자하는 적립식 랩어카운트도 나왔다.
금융당국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1주일 만에 제동을 걸었다. 유상증자 당위성과 주주소통 절차 등을 보강하라고 주문했다.금융감독원은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일 역대 최대인 3조6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금감원은 “중점심사 절차에 따라 대면 협의 등을 통해 면밀히 심사한 결과 유상증자 당위성, 주주소통 절차, 자금 사용 목적 등에서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의 기재가 미흡하다고 판단해 정정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를 발표한 직후 각종 논란이 제기됐다. 자금 사용 시기가 2029년 또는 2030년까지인 장기 프로젝트로 자금 투입처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그룹 내부 지분 정리를 위해 1조3000억원을 지출했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3일 한화임팩트와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오션 보통주 지분 7.3%를 인수했다. 그룹 내부 지분 정리에 현금을 사용한 직후 미래 성장동력을 이유로 주주들에게 손을 벌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유상증자를 결정하기 전날 75만6000원에서 이날 66만3000원으로 12.3% 하락했다.최석철 기자
종합안심솔루션 전문 기업 에스텍시스템이 글로벌 공간 솔루션 기업 Farley그룹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고 스포츠 콘텐츠 기반 복합시설 개발과 운영에 본격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협력을 통해 스포츠 O&M(시설물 운영·유지관리) 시장 선점과 상업용 부동산 가치 혁신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캐나다에 본사를 둔 Farley그룹은 전 세계 900개 이상의 에어돔을 운영하는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스포츠 경기장과 산업·상업 시설에 최적화된 에어돔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Farley그룹은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된다. 1000만 달러(약 144억원) 규모의 국내 쇼룸 투자도 확정했다.에스텍시스템은 Farley그룹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포츠 특화 콘텐츠가 결합된 신개념 복합시설 운영·유지관리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단순 시설 운영을 넘어 부동산 자산의 차별화된 가치를 구축하느 등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토지 개발과 부동산 기획 단계부터 협력해 최적의 부지를 확보할 예정이다. Farley그룹의 첨단 에어돔 기술을 적용한 고부가가치 공간 활용 모델을 공동 설계한다. 에스텍시스템은 그동안 오피스, 공동주택, 호텔, 병원 등 다양한 시설 유형에서 쌓아온 종합관리 경험을 기반으로 효율적이고 전문화된 스포츠 복합시설 운영 모델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스텍시스템 관계자는 “부동산이 단순한 공간 제공을 넘어 콘텐츠를 통한 경험과 수익 창출의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Farley그룹과 함께 스포츠 복합시설 시장을 선도하고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민
호반건설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608억원 중 365억원은 취소돼야 한다는 서울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다. 공정위 과징금 사건은 서울고법에 이어 대법원이 재판하는 2심제로 진행된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구회근·김경애·최다은 부장판사)는 27일 호반건설과 8개 계열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재판부는 공정위가 호반건설과 8개 계열사에 부과한 전체 과징금 608억원 중 365억원은 취소하고, 243억원만 납부하면 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총수 2세 회사가 시행하는 공공택지 사업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지급 보증 2조6천393억원을 지원하고, 호반건설이 진행하던 936억원 규모의 건설공사를 넘겨준 데 대해선 기존 공정위의 처분을 유지했다.앞서 공정위는 2023년 6월 호반건설이 동일인(총수) 2세 등 특수관계인 소유의 호반건설주택, 호반산업 등을 부당하게 지원하고 사업 기회를 제공한 부당 내부거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608억원을 부과했다.공정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2013년~2015년에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유령회사에 가까운 계열사를 여러 개 만들고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하는 '벌떼입찰'에 나선 뒤 낙찰받은 23곳의 공공택지를 장남과 차남의 회사인 호반건설주택과 호반산업에 양도했다.그 결과 총수 2세 관련 회사들은 23개 공공택지 시행사업에서 5조8575억원의 분양 매출, 1조3587억원의 분양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