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올 한해에 고속철, 정유와 광업, 해운 등 주요 제조업 부문에서 국가대표급 '공룡기업'들을 잇달아 출범시켰다.

30일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자오샹쥐(招商局·China merchants)중공업그룹과 와이윈창항(外運長航·Sinotrans & CSC)그룹의 합병을 승인함으로써 자산 규모 7천억 위안(약 124조 원)의 초대형 국유기업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12월 한달에 모두 3건의 대형 합병이 이뤄졌고 자오샹쥐와 와이윈창항의 합병이 올해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달 1일에는 정유업체 주하이전룽(珠海振戎)이 난광(南光)그룹에 편입됐고, 8일에는 광산업체인 우광(五鑛)그룹(매출액 523억 달러·세계 랭킹 198위)과 금속업체 중야(中冶·358억 달러·326위)그룹의 합병 결정이 났다.

10일에는 위안양윈슈(遠洋運輸·COSCO)와 중국해운(CSCL)그룹의 합병으로 자산 5천억 위안의 위안양하이윈(中國遠洋海運)이 탄생했다.

지난 9월에는 철도와 고속도로 건설, 도시 설계건설에 주력해 온 중궈중톄(中國中鐵)와 계열사로 건축공정 시공, 부동산개발에 주력해 온 중톄얼쥐(中鐵二局)가 자산합병 계획을 밝혔다.

중국은 주요 산업 부문의 ▲국유기업 경쟁력 제고 ▲중복 사업 해소 등을 통한 경영합리화 ▲국외 시장에서의 자국 업체간 출혈 경쟁 방지 등을 위해 주요 업종의 순위 1,2위 기업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통폐합 작업을 해왔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가 주도로 대형 국유 기업의 경영자원을 집중하고 국외 사업 수주 등을 가속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시푸(張喜富) 국자위 부주임은 "합병을 통해 낙후된 생산설비를 도태시키고 빠른 기술혁신을 추진, 품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합병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은 그동안 번번이 해외 사업에 실패하다가 최근 잇달아 수주에 성공한 고속철이다.

고속철 제조사인 중궈난처(中國南車)는 지난 6월 동종기업인 중궈베이처(中國北車)를 흡수, '중궈중처(中國中車)'로 재탄생한 뒤 9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로스앤젤레스를 잇는 370㎞ 구간 사업을 따냈고 10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반둥(150㎞)의 사업권도 확보했다.

이밖에 원전과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에서부터 휴대전화까지 주요 제조업들의 잇단 합병설이 중국 언론을 통해 전해져왔다.

4월에는 중국전력과 국가핵발전소 간 합병이 추진돼 국가전력투자집단공사가 세워질 예정이라고 차이신왕이 보도했다.

양대 석유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中國石油·CNPC)와 중국석유화학(中國石化·SINOPEC)EC, 또 중국해양석유(中國海油·SNOOC)와 중국화공(中國化工·CHEMCHINA) 등도 대형 석유화학 기업으로 탄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3대 휴대전화회사 중 덴신(電信)과 롄퉁(聯通)의 합병이나 주요 기업 재편 등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월에는 2, 3위 자동차사들인 둥펑(東風汽車)과 이치(第一汽車)의 합병 가능성 보도가 나와 증시에서 양사 주식의 거래가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양사가 합병하면 상하이자동차(上海汽車)를 제치고 중국 최대, 세계 6위 자동차로 발돋움하게 된다.

한편 조선 부문의 2대 국유기업들인 공업집단(CSSC)과 중국선박중공집단(CSIC)과 2대 철강기업들인 바오샨(寶綱)그룹과 우한 그룹도 지난 3월에 합병설이 나돈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