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업계 달군 10대 이슈] "1등 사업에 집중"…일년 내내 사업재편·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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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변수도 변화의 계기가 됐다. 삼성은 지난 6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을 받았다. 한 달 뒤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치렀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기업의 성장과 엔저(低)를 등에 업은 일본 기업의 부활은 한국 산업계의 구조개혁을 가속화했다.
이런 도전 속에서 국내 기업들은 생존 전략을 찾았다. SK는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며 플랫폼사업에 집중했다. 핀테크부문에선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가 애플페이와 경쟁을 벌였다. 연 10조원 규모로 성장한 면세점사업은 유통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했다. 한미약품과 아모레퍼시픽은 제조업 중심의 한국 산업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재계를 휩쓴 10대 이슈를 통해 2015년을 되돌아봤다.
(1) 돌아온 최태원 '공격행보'…오너 3~4세 경영 '전진배치'
지난 8월 특별사면을 받아 경영현장에 복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도 11월 한 달 동안에만 CJ헬로비전(인수가격 최대 1조원) OCI머티리얼즈(4816억원) 등 두 곳의 인수를 결정했다.
오너 3~4세들의 부상도 눈에 띄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SDI 케미컬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 3개사를 약 2조8000억원에 롯데케미칼에 매각하는 ‘빅딜’을 성사시켜 재계를 놀라게 했다. GS그룹의 연말 인사에선 3세 경영인인 허연수 사장이 GS리테일 대표이사가 됐다. 또 다른 3세 경영인인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영업실장(전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기획·재무 및 조선·해양영업총괄부문장(전무) 등도 최근 인사에서 승진했다.
(2) "문어발 확장은 옛 이야기"…구조조정이 대세로
‘문어발 확장’은 이제 옛이야기가 됐다. 정부도 조선 해운 철강 등 경쟁력을 잃어가는 ‘굴뚝산업’의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있다. 과거 ‘수출 한국’을 이끈 이들 굴뚝산업에선 최근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인력 감축이 문제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신입사원에게까지 퇴직을 권고했다가 철회해 파문을 일으켰다.
(3) 롯데家 '경영권 분쟁'…신동빈 승리로 일단락
신 회장이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상법 절차에 따라 한·일 롯데를 모두 장악해 경영권 분쟁은 동생의 승리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 추진과 순환출자 해소를 통해 거버넌스 개선과 컴플라이언스 확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법정 공방이 격해지고 있어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4) "10조 황금알 잡아라"…대기업 면세점 大戰
2차대전에서는 신세계와 두산이 웃었다. 신세계는 재수 끝에 특허권을 획득, 내년 4월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면세점을 연다. 두산은 이로부터 한 달 뒤 ‘동대문 면세점’ 시대를 선언할 예정이다. 반면 롯데는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를 잃었다. SK는 워커힐점 특허를 뺏기며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하게 됐다.
(5) 해양플랜트 쇼크에 低유가까지…'벼랑 끝' 조선·해운
전통적으로 한국 조선업체가 지배하던 상선시장은 중국에 주도권을 뺏겼다. 그나마 초대형 컨테이너선, 초대형 유조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는 선방했지만 중국 조선사들의 추격에 시달리고 있다. 해운업계 사정도 마찬가지다. 해운 운임은 수년째 악화하고 있다. 해운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올 1월 평균 1472에서 최근 471까지 떨어졌다. 국내 해운업계 2위인 현대상선은 올해 3분기 6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3분기 누적 적자 규모는 1269억원이었다.
(6) 중국, 반도체·스마트폰·자동차 등서 '맹추격'
자동차산업도 중국의 위협에 시달렸다. 지난해 6%를 넘던 현대자동차의 중국 점유율은 올해 5%대로 떨어졌다. 4%에 육박하던 기아자동차의 점유율은 3%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7) 삼성물산 뒤흔든 엘리엇…헤지펀드의 공격
엘리엇을 비롯한 외국인 주주들이 잇달아 반대 의견을 내면서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삼성물산은 자사주 899만주(5.76%)를 우호적 투자자인 KCC에 매각하고 직원들을 전국에 파견해 소액주주들을 설득하는 등 총력전을 폈다. 지난 7월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합병 성사 요건인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69.53%)의 찬성표를 받아내면서 합병은 성사됐다. 이후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보호장치 도입을 촉구하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8) 폭스바겐發 '디젤車 위기'…친환경車 급부상
지난달 세계에서 팔린 폭스바겐 차량은 작년 11월보다 2.2% 감소했다. 미국에선 15.3% 줄었고 유럽과 일본 등에서도 시장 평균 증가율에 미치지 못했다.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차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충전식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수소차 개발 계획을 내놓았다.
(9) 7조5000억 新藥 기술수출 '홈런' 친 한미약품
한미약품은 올해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신약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네 건의 계약으로 초기 계약금만 7500여억원을 받았다. 기술이전료 수익은 최대 7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주가는 올해 각각 800%대, 60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해외 매출이 연평균 50%씩 증가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3조원에서 현재 24조9000억원으로 1년 새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순위도 포스코 네이버 등을 제치고 15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올해 아시안뷰티연구소를 세우고 내년에는 중동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10) 삼성·신세계·롯데·현대百…불붙은 '페이전쟁'
신세계그룹이 지난 7월 모바일 결제서비스 SSG페이를 출시한 데 이어 삼성전자가 8월 삼성페이를 내놓으며 모바일 결제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삼성페이는 출시 두 달여 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확보했다. 두 달 새 삼성페이로 결제된 누적금액은 1000억여원에 달했다. 이런 변화는 ‘간편하다’는 입소문에 힘입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엘페이, 현대백화점그룹은 H월렛 등의 이름으로 모바일 결제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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