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업종별로 미칠 영향을 따지며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향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IT부품 등의 업종이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자동차는 미국·중국 등 핵심 시장에서 실적이 회복되는 가운데 제품믹스 개선, 환율 여건 호전 등이 더해져 이익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달러 통화권에 속한 주요 경쟁사에 비해 가격 우위를 확보하기가 다소 쉬워질 전망이다.

박원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경우 주요 원재료인 LCD패널을 달러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시 부정적이지만 주요 매출제품인 카메라 모듈 등을 달러화로 결제하는 LG이노텍 등 다른 통신장비·전자부품 업종은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약화되면서 은행과 보험 등의 업종도 긍정적인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이후 코스피가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낙폭이 컸던 업종들은 제약, 건설, 증권, 유통, 전기전자, 기계, 은행 등"이라며 "안도 랠리 국면에서 낙폭 과대주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정보기술(IT)과 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권했다.

안현국 연구원은 "금리 인상 이후 3개월 및 6개월간의 업종별 수익률을 산출한 결과 금리 인상 배경이 이번과 유사한 1994년의 경우 전기전자·의약품이 강세를 나타냈다"며 "IT와 바이오는 자본 효율성 극대화와 인구 고령화 측면에서도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철강·비철금속 등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부진했던 금속 가격의 확실한 바닥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가격이 가장 부진했던 아연과 니켈의 반등이 기대되며 내년부터 투자 회수기에 진입하는 고려아연을 중심으로 비철업체에 대한 관심을 높일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고려아연은 전날보다 2.71% 상승한 채 거래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승훈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럽 광산 업체들의 부실 위험이 높아 시황 개선 없이 금리가 상승하면 크레디트 리스크가 증가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시장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안도랠리 장세에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상승 여력이 더 우세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요건 강화, 기관 대차회수 등 중소형주 수급 악재 요인들이 상당 부분 현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고 최근 큰 폭의 가격 조정으로 대형주와의 수익률갭 관점에서도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말했다.

오태동 연구원은 "중소형주의 경우 12월 말이 가까울수록 상승 탄력이 줄어들고 내년 1월에 연초 효과 기대로 재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