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미달' 제자들 부정 채용한 교수

석·박사 과정, 실무 경력으로 인정
공공기관에 채용…불구속 입건

공공기관 원장을 지내면서 자신의 제자를 연구원으로 부정 채용한 서울대 교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임용 자격이 부족한 제자를 채용해 공공기관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서울대 교수 박모씨(59)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박씨는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자신의 대학원 제자 3명 등 자격 미달 지원자 5명을 관리자 직급인 책임연구원으로 부정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2012년 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원장으로 재직한 뒤 서울대로 돌아갔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제자들의 대학원 석·박사 과정 5년을 실무 경력으로 인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책임연구원은 관련 분야에서 5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채용 규정을 무시한 것이다. 아울러 박씨는 면접위원으로 나선 직원들을 포섭해 제자의 면접 점수를 조작하기도 했다.

경찰은 입찰 비리를 저지른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직원들도 박씨와 함께 입건했다.

팀장급 직원 김모씨(47) 등 3명은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자신의 부서에서 발주한 사업을 입찰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혜택을 준 혐의(입찰방해)로 불구속 입건됐다. 김씨는 입찰 조작 대가로 업체 대표 2명으로부터 5720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받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