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을 이끌고 있는 제러미 코빈이 출범 2개월 반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영국의 이슬람국가(IS) 공습안을 둘러싸고 당 내분이 확대되면서 일각에서 코빈에게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에 따르면 톰 왓슨 노동당 부당수는 지난 27일 의원 총회에서 시리아 내 KS 공습에 영국이 참여해야 한다 고 공개 발언했다. 이는 코빈 당수의 견해에 정면 도전한 것으로, 이미 공습 지지 입장을 밝힌 노동당 예비내각 외무장관 힐러 리 벤 의원에 동조한 것이다. 폴 플린, 프랭크 필드 등 4명의 의원도 “노동당이 끔찍한 혼란에 빠졌다”며 코빈 당수가 물러나 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타임스는 노동당 일부 의원들이 코빈을 당수에서 끌어내리려는 방법에 관해 법적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빈은 최근 소속 의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내놓은 시리아 내 IS 공습의 이유들은 충분하지 않 다고 밝혔다. 코빈은 캐머런 총리의 공습 승인요청을 노동당이 당론으로 전원 반대 투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예비내 각 장관들은 코빈이 의원 개인의 양심에 따른 자유 투표를 허용하지 않으면 예비내각에서 사임하겠다는 뜻을 직간접으로 내비쳐왔다.

현지 언론은 당내 반발이 상당한 만큼 코빈이 IS 공습안에 대해 자유 투표를 결국 허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성 좌 파 이미지를 앞세워 당수에 오른 코빈은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BBC는 캐머런 총리가 이번 주 중으로 의회에 공 습 승인안을 제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