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이 사장 집무실과 전략 및 인사 담당부서 사무실을 내년 1월부터 대전에 있는 ‘KAIST-한화케미칼 미래기술연구소’로 옮기기로 했다. “내년부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연구개발(R&D)에 집중시키겠다”는 김창범 사장(사진)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29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김 사장과 전략 및 인사부서 소속 임직원들은 내년부터 대전 미래기술연구소로 출퇴근하기로 했다”며 “김 사장이 R&D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사장이 아예 숙소를 대전에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 및 전략·인사 담당 임직원들이 근무할 미래기술연구소는 한화케미칼이 KAIST와 공동으로 석유화학 관련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했다. 내년 1월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차세대 석유화학 원천기술 및 제조기술, 혁신적 에너지 저감이 가능한 고순도 정제 공정 개발 등 사업성이 높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김 사장이 ‘R&D 총력전’에 나서기로 한 것은 “범용 석유화학 제품분야에서 한국이 앞으로 5년 이내에 중국에 완전히 역전당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서다.

그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지금 늘려놓지 않으면, 회사의 미래는 없다”는 얘기를 자주 해왔다. 그는 이런 위기의식을 직원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집무실을 대전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SK종합화학 등 다른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도 R&D에 사활을 걸고 있다. LG화학은 R&D 투자 규모를 올해 6000억원에서 2018년까지 9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워뒀다.

SK종합화학은 촉매, 공정, 제품 등 고분자 제조공정 전반의 원천기술을 모두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기능성 폴리에틸렌(PE) 브랜드 ‘넥슬렌’을 지난해부터 양산하기 시작했다. SK종합화학은 사우디아라비아 사빅과 합작법인을 지난 7월 싱가포르에 설립하고 세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