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 찾는 증권사, 발전소에 '눈독'
수익원 다변화 차원에서 틈새시장을 발굴하려는 증권사들이 발전소 투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 부실채권(NPL·non performing loan) 시장은 수익률 저하로 외면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은 투자은행(IB)사업부 프로젝트투자금융본부 아래 인프라금융부 인력을 현재 3명에서 앞으로 7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인프라금융부는 1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PEF)도 조성해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등에 투자할 방침이다.

전응철 대우증권 프로젝트투자금융본부장(상무)은 “전력판매가격(SMP)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발전소가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며 “석탄화력발전소의 환경 문제가 부각되면서 LNG발전소 등은 몸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투자처로 유망하다”고 말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발전소는 경남기업의 수완에너지, 한진중공업의 대륜발전·별내에너지 등이다.

하나금융투자도 주거지역 및 공단에 열과 전기를 공급하는 열병합발전소 투자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 회사 구조화금융(SF)실은 지난해 12월 PEF를 통해 SK E&S로부터 평택에너지서비스, 김천에너지서비스, 전북집단에너지를 1조1860억원에 인수했다.

편충현 하나금융투자 SF실장(상무)은 “산업단지 인근에 있는 열병합발전소는 확실한 매출처를 두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교보증권도 올해 1월 전북 익산시에서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 상공에너지 지분 39.2%를 164억원에 인수했다.

발전소와 달리 증권사들의 NPL 투자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2012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수백억~수천억원 규모의 NPL을 매입한 ‘큰손’ 메리츠종금증권을 비롯해 증권사의 NPL 투자는 올 들어 거의 전무하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시장 경쟁 과열로 수익률이 하락했기 때문에 NPL 입찰 시장에 당분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산운용사들은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조달금리가 낮은 연기금들의 자금을 주로 운용하는 것인 만큼 증권사보다 더 낮은 수익률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얘기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90%를 웃도는 낙찰가율(부실채권 감정가격 대비 낙찰가 비율)에 NPL을 사들이는 곳도 눈에 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