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권사 줄소환에 상하이증시 5.4% 폭락
중국 상하이 증시가 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급락했다. 중국 정부가 주요 증권사의 내부거래 혐의 조사에 들어간 여파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7일 5.48% 급락한 3436.30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 8월25일(-7.64%) 이후 최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전날 대비 소폭 하락한 3616.54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오후 들어 하락폭이 급격하게 확대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8월 말을 저점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여 이달 들어선 3600선을 돌파하며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기대를 키웠다.

이날 중국 증시가 급작스럽게 폭락한 것은 금융당국이 주요 증권사의 내부거래 혐의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날 중국 사법당국 기관지 법제신문(法制晩報)은 7월 이후 증시 부양에 참가했던 21개 증권사 가운데 중신, 궈신, 하이퉁, 광파, 화타이, 팡정 등 6개사가 당국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내부정보를 활용해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파장은 증권사 대표에게도 미치고 있다. 중국 최대 증권사 중신증권 회장을 13년간 지내며 중국 증시의 ‘큰형님’으로 통했던 왕둥밍(王東明)이 지난 17일 물러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증시 폭락 당시 열린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관 대책회의에서 그는 “중국 증시를 구하는 것은 나 자신을 구하는 것”이라며 “방향만 정해주면 달려가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그는 내부 단속에 실패한 뒤 문책성 인사를 당했다. 중신증권은 청보밍(程博明) 사장, 위신리(于新力) 운영관리부 책임자, 왕진링(王錦嶺) 정보기술센터 부사장 등 주요 임원이 줄줄이 내부자 거래 혐의로 체포됐다. 불법 공매도 혐의를 받고 있던 천훙차오(陳鴻橋) 전 궈신증권 대표는 지난달 당국 출두를 앞두고 선전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임근호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