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ERI 경영노트] 푸드 서비스, 기술과 결합하며 잠재성을 높이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은복 <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뭐 먹지.”
성인 남녀가 매일 한 번 이상 하는 질문을 적어 내린다면 가장 많은 다섯 가지에는 무난히 포함될 내용이 아닐까. 인간 생활을 영위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인 의식주 중에서도 식(食)은 하루 세 번, 무엇을 어떻게 누구와 먹을지 선택해야 하는 특성상 일상 속에 크게 자리한다. 여기에 식사를 단순히 ‘해결해야 할 대상’이라기보다 ‘즐기는 대상’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음식에 투자하는 시간과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식생활에 대한 이런 관심과 투자는 지속적으로 발달하는 과학 기술과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왔다. 2010년 이후 활성화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중에서도 푸드 서비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각지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다우존스벤처소스가 매달 업데이트하는 추정 시장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리스트에는 2014년 말부터 푸드 스타트업이 포함되기 시작했다.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2011년 설립, 31억달러), 중국의 어러머(2009년 설립, 30억달러), 미국의 인스타카트(2012년 설립, 20억달러) 등이 대표적인 온라인 음식 주문·배달업체다. 국내 푸드 스타트업 중에서는 배달의민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우아한형제들이 골드만삭스로부터 3600만달러의 펀딩을 받았다.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활성화돼 있는 정보기술(IT) 결합 푸드 서비스는 앱(응용프로그램) 기반의 음식 및 식재료 배달, 정보 제공, 주문·예약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O2O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부상한 만큼 소비자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 더욱 빠르고 편하게 맛있는 음식을 찾고, 만들고,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발달했다. 그리고 이같이 음식 및 식재료 소비의 편의성을 높이는 앱 기반 서비스는 앞으로도 더욱 전문화, 세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음식업 사업구조의 상단부터 하단까지 음식과 기술이 결합할 여지 역시 높아 보인다. 예를 들어 식자재 생산 및 개발 단계에서 IT 및 새로운 과학 기술이 접목된 서비스가 시도되고 있다. 파머비즈니스네트워크는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해 작물 수확량, 날씨 패턴, 재배 방법 등을 분석한 정보를 제공한다. 연간 500달러를 내면 씨앗을 뿌릴 때부터 수확할 때까지 최적의 씨앗 품종, 토양 상태, 비료 사용량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DB)에 축적된 다른 농장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제공한다. 또 새로운 과학 기술을 이용해 기존에는 없던 식품을 만들기도 한다. 햄튼크릭푸즈는 1500여종의 식물 테스트를 거쳐 달걀과 똑같은 맛과 향기를 가진 비욘드에그파우더를 개발했다. 비욘드에그를 넣어 만든 마요네즈나 쿠키 반죽은 월마트 등 미국 주요 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과거 소비 및 선호 데이터 저장 및 분석을 통해 음식 맞춤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한 예로 Ipiit은 미국 내 30만개가 넘는 식료품의 정보를 저장해 해당 식료품이 사용자가 미리 설정해놓은 조건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Ipiit 사용자가 ‘글루텐, 아몬드 무첨가’ 등을 설정해 놓으면 모바일 기기의 카메라로 바코드 스캔 시 글루텐이나 아몬드가 들어간 식료품에 대해 경고하고 다른 제품을 추천해준다. 아직 개인화된 정보를 자동적으로 분석해 맞춤화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개인의 선호와 저장된 음식 정보에 맞춰 추천 및 평가를 한다는 점에서 개별 맞춤화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고 소비자가 IT 사용 환경에 점차 익숙해지면서 기술과 접목하는 푸드 서비스의 잠재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과 같이 성장 동력을 찾는 대규모 기업도 푸드 서비스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새로운 푸드 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당장의 성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대와 그 시대 속의 사람을 이해하고 이를 식문화에 반영하고자 하는 의지와 진지한 노력은 결국 누구보다도 정확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충분한 노력과 기다림 속에서 ‘먹을 것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는 어릴 적 부모님 말씀만 마음에 새겨 놓는다면 기업에도 그리고 소비자에게도 가치와 풍요를 선사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은복 <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성인 남녀가 매일 한 번 이상 하는 질문을 적어 내린다면 가장 많은 다섯 가지에는 무난히 포함될 내용이 아닐까. 인간 생활을 영위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인 의식주 중에서도 식(食)은 하루 세 번, 무엇을 어떻게 누구와 먹을지 선택해야 하는 특성상 일상 속에 크게 자리한다. 여기에 식사를 단순히 ‘해결해야 할 대상’이라기보다 ‘즐기는 대상’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음식에 투자하는 시간과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식생활에 대한 이런 관심과 투자는 지속적으로 발달하는 과학 기술과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왔다. 2010년 이후 활성화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중에서도 푸드 서비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각지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다우존스벤처소스가 매달 업데이트하는 추정 시장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리스트에는 2014년 말부터 푸드 스타트업이 포함되기 시작했다.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2011년 설립, 31억달러), 중국의 어러머(2009년 설립, 30억달러), 미국의 인스타카트(2012년 설립, 20억달러) 등이 대표적인 온라인 음식 주문·배달업체다. 국내 푸드 스타트업 중에서는 배달의민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우아한형제들이 골드만삭스로부터 3600만달러의 펀딩을 받았다.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활성화돼 있는 정보기술(IT) 결합 푸드 서비스는 앱(응용프로그램) 기반의 음식 및 식재료 배달, 정보 제공, 주문·예약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O2O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부상한 만큼 소비자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 더욱 빠르고 편하게 맛있는 음식을 찾고, 만들고,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발달했다. 그리고 이같이 음식 및 식재료 소비의 편의성을 높이는 앱 기반 서비스는 앞으로도 더욱 전문화, 세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음식업 사업구조의 상단부터 하단까지 음식과 기술이 결합할 여지 역시 높아 보인다. 예를 들어 식자재 생산 및 개발 단계에서 IT 및 새로운 과학 기술이 접목된 서비스가 시도되고 있다. 파머비즈니스네트워크는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해 작물 수확량, 날씨 패턴, 재배 방법 등을 분석한 정보를 제공한다. 연간 500달러를 내면 씨앗을 뿌릴 때부터 수확할 때까지 최적의 씨앗 품종, 토양 상태, 비료 사용량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DB)에 축적된 다른 농장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제공한다. 또 새로운 과학 기술을 이용해 기존에는 없던 식품을 만들기도 한다. 햄튼크릭푸즈는 1500여종의 식물 테스트를 거쳐 달걀과 똑같은 맛과 향기를 가진 비욘드에그파우더를 개발했다. 비욘드에그를 넣어 만든 마요네즈나 쿠키 반죽은 월마트 등 미국 주요 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과거 소비 및 선호 데이터 저장 및 분석을 통해 음식 맞춤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한 예로 Ipiit은 미국 내 30만개가 넘는 식료품의 정보를 저장해 해당 식료품이 사용자가 미리 설정해놓은 조건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Ipiit 사용자가 ‘글루텐, 아몬드 무첨가’ 등을 설정해 놓으면 모바일 기기의 카메라로 바코드 스캔 시 글루텐이나 아몬드가 들어간 식료품에 대해 경고하고 다른 제품을 추천해준다. 아직 개인화된 정보를 자동적으로 분석해 맞춤화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개인의 선호와 저장된 음식 정보에 맞춰 추천 및 평가를 한다는 점에서 개별 맞춤화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고 소비자가 IT 사용 환경에 점차 익숙해지면서 기술과 접목하는 푸드 서비스의 잠재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과 같이 성장 동력을 찾는 대규모 기업도 푸드 서비스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새로운 푸드 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당장의 성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대와 그 시대 속의 사람을 이해하고 이를 식문화에 반영하고자 하는 의지와 진지한 노력은 결국 누구보다도 정확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충분한 노력과 기다림 속에서 ‘먹을 것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는 어릴 적 부모님 말씀만 마음에 새겨 놓는다면 기업에도 그리고 소비자에게도 가치와 풍요를 선사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은복 <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